- 한동희, 서울시리즈 출전도 불발
- 상무 복무 중인 한태양이 대체
- 내야 박승욱·최항·오선진 경쟁

승부의 세계는 역시 냉정했다. 주전 부상이 백업 선수의 기회로 이어진다는 게 또 한 번 증명됐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강력한 주전 멤버로 꼽혔던 김민석 한동희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빈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고승민이 지난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최근 열린 시범경기를 전후로 부상 선수가 속출하는 불운을 겪었다. 가장 먼저 주전 좌익수로 기대를 모았던 김민석이 전력에서 빠졌다. 김민석은 시범경기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7일 수비 훈련 도중 옆구리 통증을 느꼈다. 정밀검진 결과 내복사근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아 한 달가량 재활이 예정됐다. 이에 따라 김민석은 오는 23일 열리는 정규시즌 개막전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잔인하게도 김민석의 부상은 누군가에게는 기회다. 그 첫 번째 기회는 고승민에게 부여됐다. 김태형 감독은 “당분간 김민석의 빈자리는 고승민이 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승민은 4번의 시범경기에서 세 차례 선발 출전했다. 이중 좌익수 자리에 두 번, 우익수에 한 번 기용됐다. 2022시즌 우익수 출전 경험이 있다 보니 수비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눈에 띄는 건 타격감이다. 9일 SSG 랜더스 1차전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몸을 푼 뒤 10일 열린 2차전에서는 4타수 4안타와 몸에 맞는 볼 하나를 얻어 무려 5출루 경기를 선보였다. 11일에도 안타 1개를 추가해 시범경기 타율을 0.545(11타수 6안타)로 끌어올렸다.

고승민은 “(김)민석이가 부상을 당해 안타까운데, 어떻게 보면 저에게는 기회다. 그래서 더 죽기살기로 하고 있다”며 “내야수가 또 부상으로 빠진다면, 제가 그 자리를 메워야 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에 이어 ‘거포 자원’ 한동희도 부상을 당했다. 한동희는 지난 10일 경기 때 스윙을 하다 옆구리 통증을 느껴 교체됐고, 검진 결과 옆구리 근육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아 4~6주 재활해야 한다. 정규시즌 개막전 출전이 무산된 것은 물론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 게임에도 참여할 수 없게 됐다. 대체 선수로 국군체육부대(상무) 내야수 한태양(롯데)이 발탁됐다. 당초 한동희는 스페셜 게임에 나설 한국 야구대표팀‘ 팀 코리아’의 최종 명단에 나승엽 윤동희 손성빈(이상 야수), 최준용(투수)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한동희 부상 이후 남은 내야수 한자리는 박승욱과 최항 오선진 등이 번갈아 메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