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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이동을 책임지는 ‘팀 자이언츠’의 구성원, 구단 버스기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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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98㎞’. 지난해 롯데자이언츠가 전국을 이동한 거리다. 롯데자이언츠는 매년 한국프로야구 구단 이동거리 최상위권을 차지한다. 8798㎞ 역시 프로 구단들의 이동거리 중 중 가장 긴 수치로, 최하위 KT위즈와는 무려 2746㎞ 차이다. 각 구단 홈구장이 전철역·공항과 지나치게 먼 곳에 자리한 경우가 적지 않다 보니, 메이저리그 구단처럼 전용기로 이동하는 건 언감생심이다. 예나 지금이나, KBO 선수들의 이동을 책임지는 교통수단은 바로 ‘버스’다.

롯데자이언츠 선수들의 이동을 책임지고 있는 구단 버스. 박세종PD
지난 11일 부산야구실록은 롯데자이언츠 선수단의 발을 대신해주는 ‘구단 버스 운전사’ 이재훈·신정호·김태율 기사를 만났다. 코칭스태프가 타는 1호차 담당 이재훈 기사와 야수조가 타는 2호차 담당 신정호 기사는 올해로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투수조 버스인 3호차의 김태율 기사는 올해가 롯데자이언츠 버스 운전사로서 첫 시즌이다. 세 명의 기사 모두 오랜 시간 동안 운송업에 종사해 뛰어난 운전 솜씨를 자랑하는 베테랑이다.

원정 버스는 주로 새벽길을 달린다. 평일 시합은 빨라도 밤 10시 전후에 경기가 끝나는 데다, 선수들의 준비시간까지 감안하면 최소 밤 11시 이후에나 출발할 수 있다. 가까운 경남 창원은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수도권으로 향할 땐 이야기가 달라진다. 새벽 시간에 대형 버스를 몰며 긴 거리를 운전하는 일이 부담될 법하다. 이에 대해 이재훈 기사는 “입사 초기에 장거리 운전에 대한 적응 기간만이 필요했을 뿐, 모든 기사들이 경력 많은 베테랑들이기 때문에 새벽 운행에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다”며 “경기를 치르고 온 선수들에 비하면 우리는 덜 힘들기 때문에 무조건 ‘안전하게만 운전하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자이언츠 구단 버스. 박세종PD
새벽 운전의 가장 큰 적은 ‘졸음’이다. 베테랑 기사도 졸음이라는 생리적 현상에서 예외일 수 없다. 롯데자이언츠의 세 버스기사도 항상 졸음운전을 경계한다. 이에 대비해 장거리 운전이 예정된 날엔 저녁 식사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배가 부르면 자연스럽게 졸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버스를 운행할 땐 3대의 버스가 모두 넓은 간격을 유지하며 달린다고 한다. 아무리 교통 통행량이 적은 새벽 시간이라도 갑작스러운 끼어들기 탓에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으니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첫 째도 ‘안전운전’, 둘째도 ‘안전운전’이다.

롯데자이언츠의 세 버스 기사는 항상 ‘원 팀’이라는 생각으로 버스를 운행한다고 말했다. 경기에서 지는 날은 함께 슬퍼하고, 이기는 날은 같이 기뻐하며 선수들과 감정을 나눈다고 한다. ‘수고하십니다’라는 말과 함께 간단한 간식거리를 전달하는 살가운 선수도 여럿 있다고 한다. 경기장 안에서 함께 호흡하지는 않지만, 시즌의 절반을 함께하는 ‘동료’로서 서로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원정 경기장에 도착하면 구단 버스 기사는 가장 먼저 내려 선수들의 장비를 내리기 시작한다. 박세종PD
롯데자이언츠가 최근 극도의 부진을 겪는 통에 기사들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패전 뒤 원정 숙소까지 이동하는 버스의 분위기 역시 쳐져 있을 수밖에 없다. 롯데자이언츠 선수단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있는 만큼 더욱 큰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한다.

인터뷰 내내 세 명의 버스기사는 모두 끝없는 롯데자이언츠 애정을 표현했다. 구단 버스 이외의 공간에서는 영락없는 롯데자이언츠 ‘찐팬’ 그 자체였다. 최근 유튜브 한 콘텐츠를 통해 KBO리그 10개 구단 버스 기사들의 모임 ‘팔구회’가 조명받은 적 있다. ‘팔구회’는 매년 정기적으로 회식을 열고 있는데, 그 해 우승팀 기사가 회식 자리를 주도하는 게 전통이라고 한다. 지난해는 LG트윈스가 우승을 차지했으니 서울에서 팔구회 회식 자리를 가졌다. 현재 팔구회 총무이기도 한 이재훈 기사는 취재 말미에 부산야구실록 취재진에게 작은 소망 하나를 넌지시 말했다. “작은 소망이 있다면 꼭 가까운 시일 내에 팔구회 회식이 부산에서 열렸으면 합니다. 우리 선수들이 그렇게 해줄 거라고 꼭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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