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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체픈게티, 넘을 수 없는 벽을 넘다

여자마라톤 마의 2시간10분 깨

  • 백창훈 기자 huni@kookje.co.kr
  •  |   입력 : 2024-10-14 19:45:59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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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카고서 2시간9분56초 세계新
- 과학적 한계는 2시간 5분 전망

여자 마라톤 풀코스(42.195㎞)에서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았던 세계기록 ‘2시간 10분’의 벽이 루스 체픈게티(30·케냐)에 의해 무너졌다. 체픈게티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24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09분56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지난해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티지스트 아세파(26·에티오피아)가 세운 종전 세계기록 2시간11분53초를 2분 가까이 당긴 기록이다. 특히 체픈게티는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여자 마라톤의 ‘2시간10분’ 벽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체픈게티는 2019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마라톤 챔피언으로, 시카고 마라톤에서 유독 강세를 보였다. 2021년 시카고마라톤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으며, 2022년에 이어 이번에 3번째로 시카고마라톤에서 월계관을 쓰게 됐다. 체픈게티는 출발부터 맹렬한 페이스로 첫 5㎞를 15분 만에 주파 했다.

전문가들은 여자 마라톤의 한계를 2시간 10분으로 봤다. 호주 경제학자 사이먼 앤거스 교수는 2019년 2월 ‘스포츠와 운동의 과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여자 마라토너가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의 한계는 2시간05분31초”라며 “현실적으로는 2시간10분 돌파가 ‘한계에 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 한계를 체픈게티가 넘어섰다. 2시간10분 벽 돌파까지 무려 23년이 걸렸다. 다카하시 나오코(일본)가 2001년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19분46초에 달려, 사상 최초로 여자 마라톤 2시간20분 벽을 돌파했다. 여자 마라톤계는 ‘전설’로 불리는 폴라 래드클리프(영국)가 2003년 4월 런던 마라톤에서 2시간15분25초의 세계기록을 세운 뒤 여자 마라톤은 오랫동안 ‘기록 정체’를 겪었다. 래드클리프의 기록은 2019년 브리지드 코스게이(케냐)가 2시간14분04초에 완주하며 16년 만에 깨졌다.

이후 글로벌 스포츠브랜드가 케냐와 에티오피아 여자 마라토너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기록 경신을 유도했다. 세계육상연맹의 ‘마라톤화 규정’ 내에서 가볍고, 발의 피로를 줄일 방법을 여러 스포츠 브랜드가 경쟁적으로 연구하면서 2020년대에는 4명이 2시간15분 이내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앤거스 교수는 논문에서 “기후와 환경만큼이나, 인간의 기술이 마라톤 기록에 영향을 끼친다”고 썼는데, 실제 스포츠 브랜드의 경쟁이 여자 마라톤 기록 향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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