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망주 지원, 축구대회 개최
- “정 감독의 열정 후대에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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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부산 부산진구 더파티 서면점에서 ‘정용환 유소년 축구 장학회 창립 20주년 기념 및 후원의 밤’ 행사가 열려 회원들이 앞으로도 계속 함께 가자는 뜻을 다지고 있다. 정용환 유소년 축구 장학회 제공 |
2004년 7월 29일. 부산 동구 초량동에서 작은 모임 하나가 열렸다. 축구 국가대표 출신 정용환(사진) 감독(당시 경기 신흥고) 후원회였다.
특이한 것은 후원회 주요 멤버였다. 한국음식업중앙회 부산지회 중식위원회 회원들이 주축이 돼 행사를 마련했다. 출범 계기도 특별했다. 정 감독이 중식당을 운영하면서 볼 좀 찬다는 사장님들을 대상으로 축구 교실을 연 것이 계기가 됐다. 그렇게 인연은 시작됐다.
정 감독은 부산 출신 축구 레전드 중 한 명이다. 동래고-고려대를 나와 1983년부터 11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은퇴 후 유소년 대표 상비군을 지도하고 어린이 축구교실을 개최하는 등 유소년 선수 육성에 정성을 기울였다.
당시 주위에서는 축구 레전드 후원회 하나가 생기는 것 정도로 여겼다. 특별한 관심도 끌지 못했다. 그런데 후원회 주인공이었던 정 감독이 2015년 너무나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의 나이 55세였다. 정 감독 자리가 비자 후원회도 사그라들 줄 알았다.
그렇지 않았다. 사람끼리 맺은 의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줬다. 후원회로 시작한 모임은 ‘정용환 축구 꿈나무 장학회’로 방향을 틀었고 올해 ‘정용환 유소년 축구 장학회’로 몸집을 키웠다. 초등학생으로 한정됐던 지원을 초·중·고로 넓히기 위해서였다. 그 유소년 축구 장학회의 첫걸음이 지난 26일 부산 부산진구 더파티 서면점에서 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올해는 레전드 정용환을 위해 첫 모임을 가진 후 2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그동안 회원들이 켜켜이 쌓아 올린 일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2017년 꿈나무 축구대회를 만들어 공식적으로 장학금을 지원했다. 200여 명의 선수들에게 9000만 원 가까운 장학금을 전달했다. 장학금은 대부분 중식당을 운영하는 회원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또 정용환 배 꿈나무 축구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이 대회는 회원들이 손수 만든 짜장면과 탕수육을 무료로 마음껏 먹으면서 즐기는 대회로 유명하다. 덤으로 정용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과 축구공도 받을 수 있다. 대회를 여는 목적은 단 하나. 정용환이란 레전드가 있었다는 것을 꿈나무들이 꼭 알아달라는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1년부터 ‘정용환 상’을 제정해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선수 중 그해 가장 뛰어난 선수에게 수여하고 있다.
20주년을 맞은 올해 장학회는 초등학생 꿈나무 김찬호(화잠초 6)에게 유망주 지원금을, 정용환 꿈나무 출신 박창호(화성FC)에게 우수선수 지원금을 전달했다.
장학회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용환 동상 건립이다. 이미 장학회가 중심이 돼 4000여 명의 서명을 받았고, 동상 마련 기금도 조성 중이다. 또 기장군과 동상 건립을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 기장은 정 감독 고향이다.
20년째 장학회를 이끌고 있는 송춘열 회장은 “정 감독이 생전에 보여준 축구 사랑과 열정을 잊지 않고 다음 세대에 연결하기 위해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정용환이란 선수를 기억하기 위해 장학회는 30주년, 40주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