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유·뮌헨 등 희생자 추모 동참
- 맨시티는 5경기 만에 승전고

30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토트넘과 울버햄프턴의 경기가 열린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이날 경기는 홈팀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과 원정팀 울버햄프턴의 황희찬이 나란히 선발 출전한 ‘코리안 더비’였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의 황희찬이 30일(한국시간) 열린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선취 골을 넣은 뒤 고개를 숙인 채 여객기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황희찬 SNS 캡처

전반 7분 울버햄프턴 라얀 아이트누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밀어준 패스를 황희찬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원샷원킬’ 순간이었다. 직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18라운드에서 이번 시즌 정규리그 마수걸이 득점에 성공했던 황희찬은 19라운드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2경기 연속 골을 터트리며 리그 2호 골을 기록했다. 황희찬은 그라운드에서 무릎으로 슬라이딩한 뒤 뒤따라온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잠시 후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더니 묵념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목숨을 잃은 179명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세리머니였다. 황희찬은 경기 뒤 소셜 미디어에 “경기 직전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적었다.

다시 경기로 돌아가자. 선취골을 빼앗긴 토트넘은 매섭게 반격했다. 전반 12분 페드로 포로의 오른쪽 코너킥을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번쩍 뛰어오르며 헤더로 동점 골을 꽂아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어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돌파해 들어가는 과정에서 울버햄프턴의 안드레에게 반칙을 당해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따냈다. 손흥민이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볼의 방향을 읽은 울버햄프턴 골키퍼 조세 사의 슈퍼세이브에 막히며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날렸다. 하지만 울버햄프턴을 계속 몰아친 토트넘은 전반 추가시간 득점포를 가동하며 경기를 2-1로 뒤집었다.

토트넘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19분 왼쪽 날개로 선발로 출전한 손흥민을 빼고 티모 베르너를 교체로 투입했다. 손흥민은 64분 동안 1차례 슈팅만 기록하며 공격포인트 없이 벤치로 돌아왔다. 손흥민이 그라운드를 떠난 지 14분 뒤인 후반 33분 황희찬도 카를루스 포르부스와 교체되면서 그라운드를 떠나 ‘코리안 더비’도 끝났다. 토트넘의 승리 기운이 짙어지던 후반 42분 울버햄프턴의 극적인 동점 골이 터져 경기는 2-2로 마무리됐다. 울버햄프턴은 3경기 연속 무패(2승 1무)를 이어갔고 토트넘은 최근 2연패를 포함해 3경기 연속 무승(1무 2패)의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데뷔 골을 포함해 1골 1도움을 올린 사비뉴를 앞세워 레스터 시티에 2-0으로 승리했다. 최근 2무 2패 이후 5경기 만에 올린 승전고였다.

한편 한국인 선수들이 뛰는 유럽 클럽들도 희생자 추모에 동참했다. 박지성이 뛰었던 맨유는 구단 SNS 계정을 통해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다친 모든 분들과 가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아픔을 함께합니다”라고 애도했다. 김민재가 활약하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은 구단 SNS 계정에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에 대해 함께 비통한 마음을 전하며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과 슬퍼하는 한국의 많은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한글로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