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 못미치는 조건 가능성
- MLB닷컴 “수비전문 선수”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리는 김혜성(키움·사진)에게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달 5일 MLB 사무국이 포스팅 공시한 김혜성의 계약 마감 시한은 한국시간 4일 오전 7시다. 김혜성이 이 시간까지 계약하지 못하면 이번 시즌 포스팅은 종료된다. 김혜성은 지난해 11월 말 출국했다가 지난달 23일 귀국했다. 현재는 국내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 중이다.

김혜성의 포스팅 소식에 미국 현지 역시 작지 않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이정후(샌프란시스코)만큼은 아니더라도, 김하성(FA)의 성공이 영향을 미쳐 김혜성도 일찌감치 ‘예비 빅리거’로 대접받았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김혜성을 이번 스토브리그 FA 랭킹 26위로 매겼고, 영입을 검토한다는 10개 가까운 구단의 명단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마감 시간을 앞두고 여전히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김혜성의 장점은 KBO리그 통산 타율 0.304에 이르는 콘택트 능력과 211개의 도루를 기록한 빠른 발이다. 반면 통산 37홈런에 그친 장타력과 2루가 주 포지션인 점은 순조로운 계약을 가로막는 요소로 꼽힌다.

김혜성은 지난달 귀국 당시 내년을 기약하고 국내에 복귀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과 달리, 계약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 표명’은 10개 구단이 넘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체적 제안’을 한 구단은 2∼3개 구단 정도다.

문제는 조건이다. 애초 김혜성이 기대했던 수준과 차이가 나는 조건일 가능성이 높다. 아니라면 벌써 계약이 이뤄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김혜성의 선택에 달렸다는 이야기다. 이런 관측이 나오면서 김혜성의 계약이 이뤄진다고 해도, 4년 전 김하성이 샌디에이고와 계약할 당시 사인한 4년 총액 2800만 달러 규모에는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아직 팀을 찾지 못했지만 김혜성을 포함해 김하성이 ‘주목할 만한 수비 전문 선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MLB닷컴은 아직 소속 팀을 찾지 못한 FA 선수들을 갈무리하면서 김하성과 김혜성, 외야수 해리슨 베이더를 묶어서 소개했다. 이 매체는 “이들은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인 선수들”이라고 전했다. 특히 김하성에 대해 “시즌 막판 어깨 부상으로 결장했으나 시즌 내내 샌디에이고의 주전 유격수로 맹활약한 선수”라며 “특히 유격수 2루수 3루수를 오가며 4시즌 동안 OAA(Outs Above Average·수비수가 평균적인 수비수에 비해 얼마나 많은 아웃을 더 만들어냈는지 평가하는 지표) 23개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김하성은 김혜성과 비교하면 다소 느긋한 상황이다. FA여서 시간제한 없이 MLB 30개 구단과 계약 조건을 놓고 조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상황과 선수들의 이동 추이를 살피면서 몸값을 키우는 작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