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사자 찰리 반즈가 난데없는 ‘사직 징크스’에 빠졌다. 롯데는 실책도 남발하며 두 자릿수대 점수 차로 패배하는 치욕을 겪었다.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한 롯데 레이예스가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4일 롯데 자이언츠 투수 찰리 반즈가 7회 주루방해로 두산의 득점이 인정되자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는 두산과의 3연전 첫 번째 경기를 3-15로 역전패했다. 롯데는 경기 초반 승기를 잡았지만, 선발 투수 찰리 반즈가 갑작스레 무너짐과 동시에 연이은 수비 실책으로 승리를 두산에 헌납했다.

1회 롯데는 3득점 하며 3-0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1회 이후 끝까지 추가점을 못 낸 반면 두산은 반즈를 집요하게 공략했다.

두산의 압박에 롯데 반즈는 5회 들어 조금씩 흔들렸다. 두산 박계범에게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내준 뒤,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박준영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6회에도 한 점을 더 허락하더니 7회 역전까지 허용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반즈는 6⅓이닝 동안 9피안타(0피홈런) 1볼넷 6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반즈는 올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는 물론 첫 승도 눈앞에서 놓쳤다. 지난달 28일 올 시즌 홈 개막전에 선발 투수로 나섰지만 kt에 0-2로 패했다. 반즈는 올 시즌 두 번 사직구장에 서서 모두 쓴 맛을 봐 홈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실정이다.

4일 롯데 자이언츠 정보근과 전민재가 번트 타구가 라인을 벗어나는지 바라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반즈에 이어 박준우가 마운드를 이어받았지만, 두산의 역습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즈가 내려간 이후 롯데는 주루방해로 점수를 내주는가 하면, 실책도 기록하며 송두리째 무너졌다. 반면 두산은 7회에만 차분히 6득점 하며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승기를 잡았다.

승기를 잡은 두산은 거침없이 롯데를 밀어붙였다. 8회 들어서도 다섯 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단숨에 10점 차이로 벌였다. 두산은 9회에도 2점을 추가하며 일말의 자비도 베풀지 않았다.

선발 투수로서 7회 급격히 무너져 승리를 넘겨줬지만 4일 패배 책임을 반즈에게만 묻긴 어렵다. 경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달 28일 올 시즌 첫 홈 패배를 겪었을 때와 비슷한 모양새다. 롯데는 1회 3득점을 뽑았지만, 이후 기회를 득점으로 살리지 못해 반즈의 부담을 더했다. 반즈가 마운드에서 내려가자 수비진 붕괴도 이어지며 팀 전체가 폭삭 무너졌다.

롯데는 오는 5일 오후 5시 부산 사직구장에서 두산과 3연전 두 번째 경기를 펼친다. 임동우 기자 help@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