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정보공개법 등 들어 거부
- ‘국민 생명·재산 현저한 지장’
- 법조계·시민단체도 의문 표해
전국 야구장 가운데 노후화가 가장 심각한 사직구장은 정말 안전할까? 부산시가 황당한 이유로 사직구장 안전성에 관한 답변을 거부해 시민의 불안감만 점차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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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직구장 전경. 롯데 자이언츠 제공 |
부산시는 국제신문이 정보공개를 청구한 사직구장 정밀 안전진단 결과 보고서를 공개할 수 없다고 16일 밝혔다. 국제신문이 시를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에 나선 건 지난달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인명 사고가 발생했고, 1985년 개장한 사직구장은 노후화가 심각해 인명 피해를 우려하는 시민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사직구장 안전 등급은 C등급이었다. 시설물안전법에 따르면 C등급 건축물은 주요부재에 가벼운 결함 또는 보조 부재에 광범위한 결함이 발생했으나 전체적인 시설물 안전에는 지장이 없으며 주요 부재에 내구성 기능성 저하 방지를 위한 보수가 필요하거나 보조 부재에 간단한 보강이 필요한 상태를 뜻한다. 따라서 사직구장이 정말로 안전한지 알기 위해서는 시가 2년에 한 번 정밀 안전진단을 시행한 뒤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보는 방법이 유일하다. 시는 사직구장이 안전하다고 줄곧 주장하지만 그 근거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냥 믿으라는 거나 다름없다.
시는 정밀 안전진단 결과 보고서 비공개 결정 근거로 시설물안전법 제61조와 정보공개법 제9조 1항 3호를 내세웠다. 시설물안전법 제61조는 정밀 안전진단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에게 비밀 유지 의무를 부과한다. 하지만 시는 스스로가 정밀 안전진단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에 해당하는지 명확하게 답변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시는 정밀 안전진단을 마치고 사직구장이 C등급이라는 발표를 줄곧 해왔다. C등급은 공개하면서도 시가 유지하려는 ‘비밀’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더욱 문제는 정보공개법 제9조 1항 3호를 비공개 사유로 밝힌 점이다. 정보공개법 제9조는 비공개 대상 정보를 열거한 것으로 해당 조항 1항 3호는 ‘공개될 경우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의미한다. 시의 논리에 따르면 과거 작성된 사직구장 정밀 안전진단 결과 보고서가 공개되면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보호에 크나큰 지장이 생긴다고 말하는 셈이다. 이 부분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해 정규시즌 사직구장을 찾은 관중은 무려 123만 명이다. 그 123만 명은 좋아하는 야구를 즐기려고 사직구장을 방문한다. 여기에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가 바탕에 깔린다. 바로 사직구장의 안전이다. 그런데 그 안전에 관해 C등급 외에는 아무것도 모른다.
정보공개법 제9조 1항 3호를 비공개 근거로 인용하려면 정보 공개로 인해 ‘현저한 지장’이 생긴다는 사실을 시가 입증해 청구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이는 국가나 지자체 정보 비공개 결정이 적절한지 살피는 행정 심판에서도 자주 지적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청구와 관련해 시로부터 관련된 사실을 안내받지 못했다.
시의 비공개 결정에 법조계는 물론 시민단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정민 변호사는 “시의 비공개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 해당 법 조항이 결정 근거로 적절한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시의 행보가 시민 불안만 높인다고 질타한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시민은 사직구장에 안전상 문제가 있으니 시가 안전 점검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불안할 수 있다”며 “시의 주장처럼 사직구장이 정말 안전하다면 정밀 안전진단 결과 보고서를 떳떳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