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데이비슨이 또 ‘승리’ 맛을 못 봤다. 매서운 구위는 회복했지만 타선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샀다.

7월의 첫날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3연전 첫 경기에서 롯데가 2-3으로 졌다.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3연전 첫 경기에 선발로 등판한 롯데 터커 데이비슨이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선발 데이비슨은 선발 투수다운 구위를 선보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km에 달했다. 슬라이더 각도와 높이도 좋았다. 슬라이더는 타자가 참기 어려운 코스로 날아들었다. 하지만 방망이로 공을 맞히기란 쉽지 않았다. 데이비슨은 1~2회를 무사히 넘겼다. 하지만 3회 LG 오스틴에게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홈런을 허용했지만 데이비슨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후속 타자 문보경, 박동원을 삼진과 뜬공으로 처리했다.

3회 이후 데이비슨은 실점 없이 경기를 이어갔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데이비슨은 LG 선두 타자 박동원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후속 타자 문성주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데이비슨은 막아야 하는 이닝이었다. 반대로 LG는 롯데 타선의 폭발력을 고려하면 추가점이 절실했다.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롯데 선발 터커 데이비슨이 이닝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6회 LG 세 번째 타자 오지환이 좌익수 왼쪽 2루타를 쳤다. 데이비슨은 순식간에 1사 2, 3루 실점 위기에 내몰렸다. 결정적인 순간 LG 구본혁이 친 타구가 2루수 직선타로 잡혔다. 3루 주자도 아웃되며 데이비슨은 위기에서 벗어났다.

데이비슨은 6회를 끝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여섯 이닝을 책임지며 6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2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105개였다.

롯데 타선은 데이비슨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 주지 못했다. 3회 고승민의 1타점 적시타로 0-2에서 1-2로 한 점을 따라붙었다. 5회는 아쉬웠다. 선두 타자 전민재, 정보근이 연이어 볼넷으로 출루했다. 정보근은 LG 선발 에르난데스와 11구째 승부를 벌인 끝에 1루를 밟았다. 무사 1, 2루 상황에서 김동혁이 번트를 댔다. 하지만 3루로 진루하던 전민재가 잡혔다. 김동혁도 1루에서 아웃됐다. 후속 타자 장두성도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롯데는 득점 찬스를 맥없이 놓쳤다.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 롯데 고승민이 3회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타선에 불이 안 붙는 사이 LG는 달아났다. 7회 LG 김현수는 1타점 적시타를 쳤다. 점수 차이는 1-2에서 1-3으로 벌어졌다.

LG는 두 점을 앞섰지만 안심할 수는 없었다. 8회 롯데 레이예스 1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점수는 2-3으로 다시 한 점 차이로 좁혀졌다. 2사 2루 동점 주자가 나가 있었지만 전준우가 삼구 삼진으로 물러나며 롯데는 추가점을 내진 못했다.

9회까지 롯데와 LG는 숨막히는 승부를 벌였다. 롯데는 9회초 김강현을 마운드에 올려 LG 타선을 삼자 범퇴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9회말 롯데 타선은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리려 애썼다. 롯데 선두 타자 박찬형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후속 타자 나승엽은 희생 번트로 박찬형을 2루까지 내보냈다.

롯데는 9회말 어렵게 동점 찬스를 만들어냈다. 롯데 세 번째 타자 전민재가 친 타구가 유격수 앞으로 굴러갔다. 박찬형은 3회 진루 중 아웃됐다. 전민재는 2루까지 나갔다. 이어 타석에 오른 유강남이 친 타구가 3루수 땅볼로 잡히며 경기는 LG의 한 점 차이 승리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