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 180도 다른 두 명의 투수가 맞붙었다. 롯데 감보아는 150km대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로 승부를 걸었다. LG 임찬규는 90km 느린 커브와 140km 직구를 섞어 던졌다. 선발 투수 대결의 승자는 호투와 함께 수비와 타선 지원을 든든하게 받은 감보아였다.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한 롯데 알렉 감보아가 힘껏 공을 던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7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롯데가 5-2로 이겼다. 롯데는 전날 한 점 차이 패배 설욕에 성공했다. 승패를 한 번씩 주고 받은 양 팀은 오는 3일 3연전의 승자를 가린다.

감보아는 ‘롯데 외인 1선발’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투구를 선보였다. 경기 초반 감보아는 경쾌하게 출발했다. 1~2회를 삼자 범퇴로 지웠다. 감보아는 150km가 넘는 빠른 공과 날카로운 슬라이더 앞에 LG 타자는 3회까지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3회 LG 신민재가 안타를 쳤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한 롯데 감보아가 이닝을 마친 뒤 박수를 보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감보아는 빠르게 이닝을 지워갔다. 하지만 5회 위기를 맞았다. 또다시 LG 신민재에게 안타를 내줬다. 감보아가 김현수와 맞대결을 펼치는 사이 1루에 나가 있던 신민재가 2루를 훔쳤다. 김현수는 7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1루로 걸어 나갔다. 후속 타자 문성주에게 안타를 얻어맞으며 순식간에 2사 만루 위기로 번졌다. 위기에 빠진 감보아를 구한 건 유격수 전민재엿다. 5회 전민재는 땅볼 2개를 처리하며 감보아를 도왔다.

위기를 넘긴 감보아는 부담 없이 이닝을 소화했다. LG 선두 타자 박동원을 뜬공으로 오지환, 송찬의를 삼진으로 솎아냈다. 6회 들어 감보아 공은 더 빨라졌다. 138km로 시작한 직구는 6회 LG 마지막 타자 송찬의를 상대할 때 158km까지 치솟았다. 위력적인 직구에 LG 타자는 속수무책이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감보아는 아웃 카운트 2개를 잡고 내려갔다. 6.2이닝 동안 6피안타(0피홈런) 4사사구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치며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6연승도 달성했다. 투구 수는 99개였다.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롯데 전준우가 4회 선취 투런포를 친 뒤 레이예스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선발 감보아가 빠른 공에 승부를 건 반면 LG 선발 임찬규는 느린 공 선보였다. 90km 커브가 날아든 뒤 140km 직구가 포수 미트에 꽂히자 롯데 타자는 타격 타이밍을 잡기 어려웠다. 롯데 타선이 4회 들어 임찬규 공에 적응했다. 적응 이후 점수를 뽑아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4회 레이예스에 이어 타선에 들어선 전준우는 127km 체인지업을 걷어 올렸다. 좌중간을 가르는 투런 홈런이 터졌다. 롯데는 먼저 두 점을 뽑으며 2-0으로 앞서갔다.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롯데 김민성이 6회 득점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로 승부의 무게추가 살짝 기울었다. 하지만 선발 맞대결은 이어졌다. 롯데는 달아나는 점수가 필요했다. LG는 추격의 발판을 만들어야 했다. 롯데 타선은 6회 선두 타자 박찬형이 안타로 출루했다. 살짝 분위기가 들떴다. 하지만 레이예스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다시 분위기가 사그라드는 듯 보였다.

팀이 필요로 할 때 롯데 베테랑이 나섰다. 전준우가 안타로 출루한 뒤 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민성이 1타점 적시타를 쳤다. 행운도 뒤따랐다. LG 투수 이지강이 결정적인 순간 보크로 한 점을 내줬다. 전민재는 LG 실책으로 출루했고 그 사이 김민성은 홈을 밟았다. 롯데 감보아와 LG 임찬규의 팽팽한 선발 맞대결에서 임찬규가 먼저 무너졌다. 임찬규를 무너뜨린 롯데 타선은 6회에만 석 점을 보태며 5-0으로 점수 차이를 다섯 점 차이까지로 벌어졌다.

LG는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7회 만루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점수로 연결하지 못했다. LG는 탄식을 내뱉었고, 롯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롯데는 감보아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최준용, 정철원을 차례로 등판시켰다. LG는 9회 박해민의 2타점 적시타로 5-2로 막판 추격에 나섰다. 롯데는 마무리 김원중을 올려 석 점 차이를 지키며 3연전 두 번째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