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고승민과 윤동희가 잠든 거인 타선을 깨웠다. 타선은 기지개를 켰지만 한화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거인이 달아나면 독수리를 곧장 뒤를 쫓아오는 공방전이 이어졌다.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가 연장 혈투 끝에 4-5로 재역전패했다. 롯데는 두 경기 연속 영봉패라는 오명은 벗었지만 6연패 늪에 빠졌다. 동시에 시즌 첫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동점 적시타를 친 뒤 홈으로 달려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타선은 경기 중반 들어 슬슬 깨어날 조짐이 보였다. 롯데는 한화와 1, 2차전에서 점수를 한 점도 못 내고 졌다. 경기 초반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롯데 타자들은 중반 들어 서서히 깼다. 6회 선두 타자 전민재가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고승민 방망이 끝에서 거인의 ‘긴 침묵’이 깨졌다.

2회 한화에 선취점을 내준 뒤 5회에도 한 점을 더 내주며 0-2로 뒤지던 롯데는 1-2로 한 점을 따라붙었다. 롯데 타선은 지난 전반기에 보여줬듯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롯데 후속 타자 윤동희가 1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점수는 단숨에 2-2 동점이 됐다.

14일 대전 한화생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윤동희가 동점 적시타를 친 뒤 날아가는 공을 바라보고 있다. 롯데자이언츠 제공

7회부터 롯데 타선의 압박이 시작됐다. 선두 타자 유강남이 안타로 1루를 밟았다. 김민성 희생 번트로 2루까지 진루했다. 손호영과 전민재가 삼진과 땅볼로 돌아섰으나 롯데 타자들은 한화 선발 류현진을 서서히 압박하며 본격적인 싸움을 예고했다.

14일 대전 한화생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고승민이 6회 안타를 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침묵을 끝낸 롯데의 반격은 거셌다. 8회초 롯데는 다시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8회초 두 번째 타자 한태양이 안타로 출루하며 고승민과 윤동희에게 기회를 연결했다. 한태양은 폭투로 득점권까지 나아갔다. 고승민은 희생플라이로 한태양을 3루까지 보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윤동희는 역전 적시타를 쳐 한태양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0-2로 끌려가던 롯데는 3-2로 한 점 차이로 달아났다. 8회초에만 한화는 투수를 세 차례 투수를 바꿨지만 롯데 득점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한화는 마냥 당하고 있지 않았다. 8회 곧장 한 점을 따라붙으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14일 대전 한화생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전민재가 득점에 성공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축하를 받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침내 깨어난 롯데 타선은 응집력까지 선보였다. 아쉽게 동점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거인 타자들은 경기를 뒤집겠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9회초 두 번째 타자 김민성이 볼넷으로 1루를 밟았다. 김태형 감독은 한화와 마지막 경기에 이겨야 한다는 의지로 불탔다. 대타와 대주자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손호영 대신 타석에 들어선 노진혁은 대주자 이호준을 2루로 보냈다. 때마침 한화 폭투가 나와 이호준은 3루를 밟았다. 후속 타자 전민재가 안타로 이호준을 불러들였다. 롯데는 3-2로 다시 한 점을 달아났다.

14일 대전 한화생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이호준이 3루를 향해 뛰어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9회말 마무리 김원중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한화 리베라토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경기는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롯데와 한화는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10회에도 롯데와 한화는 점수를 내지 못한 채 팽팽한 대치를 이어갔다. 11회 롯데 김강현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내주며 아쉽게 졌다.

한화와 3연전을 마친 롯데는 15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삼성과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