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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서 열린 체전 MVP 투표, 지역 언론 결정서 소외 유감

  • 임동우 기자 help@kookje.co.kr
  •  |   입력 : 2025-10-26 19:32:11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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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회 전국체육대회가 막을 내렸다. 지역 언론은 25년 만에 부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이어서 사전 경기부터 체전 기간 내내 현장을 누볐다. 지역에서 벌어진 전국체전이었지만 정작 지역 언론은 중요한 결정에서 소외당해 황당했다.

전국체전 폐회식을 3시간쯤 남기고 대한체육회는 이번 체전 MVP 선수를 문자로 통보했다. 알고 보니 대한체육회에 출입하는 한국체육기자연맹 소속 언론사에만 MVP 투표권을 줬다. 문자를 받고서 어안이 벙벙했다. 전국체전을 취재해 온 다른 지역 언론 기자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역 언론은 부산 곳곳을 누비며 많은 경기장을 찾았다. 선수와 지도자를 인터뷰하며 전국체전 소식을 전했다. 많은 걸 보고 들었지만 MVP를 뽑을 ‘자격’은 허락되지 않았다. 한국체육기자연맹 회원사 가운데 사전 경기를 빼더라도 전국체전 기간 현장을 찾은 언론사가 몇 곳이나 될지 무척 궁금하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지역 언론 또한 목소리를 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건 좋은 의견이다. 오랜 시간 이어진 관행이라 당장 개선 여부를 말할 수는 없다. 어떤 방법이 있는지 실무진과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회장이 개선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것과 달리 대한체육회 실무진의 뉘앙스는 조금 달랐다. 나은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으나 ‘관례’를 강조했다. 거기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말도 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전국체전에 지역 언론사도 많이 온다. 지역마다 언론사 수도 다르다. 압도적인 성적을 보인 선수가 있어도 지역 언론이 연고지 선수에 투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저 황당할 따름이다.

전국체전은 대한체육회가 주최하는 대회다. 대한체육회가 의지만 있으면 지역 언론이 목소리를 낼 길을 얼마든지 열 수 있다. 문제는 투표권 배분 문제, 지역 언론의 연고지 선수 우선과 같은 논리를 말하는 모습에서 내년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107회 전국체육대회에서도 지역 언론을 위한 배려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상을 지을 수 없었다.

근본적인 의문도 있다. 기자가 무슨 자격으로 전국체전 MVP를 정할까. 전국체전의 주인공은 선수다. 전국체전 기간 누가 열심히 뛰었는지, 어떤 선수가 놀랄 만한 성적을 거뒀는지는 선수가 제일 잘 안다.

전국체전 기간 대한체육회장 투표 방식을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꾸는 방안을 묻는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그렇다면 전국체전에 참가한 선수가 직접 MVP를 뽑는 게 더욱 공정하고 대표성이 있다. 전국체전 마지막 날 다관왕에 오른 선수, 신기록을 세운 선수를 대한체육회가 후보로 추려 투표를 진행하면 뭐가 문제일까. 지도자와 관중에게도 투표권을 준다면 전국체전 MVP는 더욱 영광스러운 상이 되지 않을까.

한국기자협회 박종협 협회장은 “문제의식에 공감한다. 전국 대회에서 대한체육회는 지역 언론과 충분히 대화할 수도 있었다. 문제 제기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겠다”고 답했다.

임동우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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