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속팀 ‘창미야’ 포수·내야수 활약
- 최근 여자야구 인기…전국 강팀 목표

“힘들게 준비한 대회에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때, 평소 두각을 못 나타내던 선수가 활약할 때 정말 뿌듯합니다.”

창원시 여자야구단 ‘창미야’ 운영팀장 겸 선수 오소영 씨. 본인 제공

여성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가 뜨겁다. 여자 배구를 다룬 ‘신인감독 김연경’에 이어 지난달 채널A에서 처음 방영한 ‘야구여왕’도 화제다. ‘야구여왕’은 첫 회 분당 최고 시청률 2.2%를 기록하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인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 TOP’ 순위권에 오르는 등 꾸준히 관심을 끈다.

“‘야구여왕’ 방영 이후 진행된 입단 테스트에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 서너 배 많은 인원이 지원했어요. ‘야구여왕’뿐만 아니라 여자야구와 관련된 다양한 다큐멘터리가 대중에게 공개되면서 주변에서 이전보다 더 큰 관심을 가져주시는 걸 실감합니다.”

오소영(47) 씨는 창원시 여자야구단 ‘창미야’와 ‘창원플러스’ 운영팀장을 맡고 있다. 두 구단은 각각 챔프리그와 퓨처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40여 명의 선수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여자야구단이라고 오 팀장은 설명했다.

“창원시야구소프트볼협회 산하 야구단인 두 팀을 관리하다 보니 업무량이 생각보다 많아요. 내년 1년을 더 운영팀장을 하게 됐으니 누가 맡더라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운영팀장은 ▷구장과 장비 관리 ▷친선 경기 주선 ▷구단 훈련 일정 관리 ▷SNS 홍보 등을 총괄한다. 기본적인 운영 이외에도 대회가 있을 때 숙소, 식사, 이동 수단 배정·대절 등 다양한 업무를 맡는다. 두 팀의 일정이 겹치지 않게 계획하는 것도 중요하다.

“야구를 시작하는 나이도 과거에 비해 어려졌고, 여자야구단의 전반적인 역량이 해마다 향상되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여자야구 미래를 생각하면, 기대도 크지만 자극도 함께 받습니다. ‘창미야’가 실력이 한때 반짝 좋았다가 잊히는 팀이 아닌 전국권에서 강한 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구성원 모두의 목표입니다.”

한국여자야구연맹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국에 있는 여자야구단은 49개다. 오 팀장은 창미야 포수 겸 내야수기도 하다. 그는 창미야가 2022년부터 2년간 선덕여왕배 전국 야구여자대회 등 전국 규모 대회에서 매년 2, 3승씩 거두며 좋은 성적을 낸 시절을 회상하며 팀의 재도약을 다짐했다.

“남자야구는 대학까지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지만 여자야구는 리틀야구(중학생)까지만 할 수 있습니다. 전국 단위 종합 체육대회에도 야구 여자 종목이 없어요. 이런 대회에 야구 여자 부문이 생기면 전국적으로 팀이 다양하게 구성될 거고, 서울에 몰린 인력이 분산돼 여자야구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여자야구선수는 야구가 아닌 ‘소프트볼’ 종목으로 전국체전에 참가해 왔다. 오 팀장은 “지난 11월 미국여자야구프로리그(WPBL) 드래프트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지명을 받아 화제가 된 창미야 소속 박주아 선수도 리틀 야구단에서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뛰다가 이후 야구할 곳을 찾아 우리 팀에 입단한 사례”라며 “재능 있는 유망주들의 진로 개척과 여자야구 저변 확대를 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