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페 종목 개인 금·단체 은 수확
- 단신 약점 정교한 기술로 극복
- “오랜 재활, 성장 이끈 원동력 돼”
“여자 펜싱 최초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4일 폐막한 가운데 부산 체육계는 하지민(요트·해운대구청)과 이소희(농구·BNK 썸), 김진욱(야구·롯데 자이언츠) 등의 금메달 소식으로 들썩였다. 그중 단연 화제는 한국 여자 펜싱의 간판 송세라(33·부산시청)의 금메달 소식이었다. 송세라는 지난달 22일과 25일 펜싱 여자 에페 종목에서 개인전 금메달과 단체전 은메달을 따며 에이스의 면모를 뽐냈다. 특히 송세라가 국제종합대회 개인전에서 처음 딴 금메달이라 더욱 값졌다.
지난 2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펜싱연습실에서 만난 송세라는 “이번 대회는 스스로에게 큰 도전이었다”며 “오랫동안 원했던 메달이었기에 금메달을 확정 짓는 순간 너무 기뻤고, 힘들게 버틴 시간에 대한 좋은 결과를 얻어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충청남도 금산군에서 태어나 금산여자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송세라는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중학교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펜싱 칼을 잡았다. 한국국제대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2016년 부산시청 펜싱팀에 입단해 10년째 한 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국제 대회 경험이 많은 팀에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부산시청에 오랫동안 몸담았다”며 “저와 같은 왼손잡이에 칼 그립까지 같았던 박세라 언니 등 여러 선배에게 펜싱을 배웠고, 감독님께서도 늘 포기하지 않도록 이끌어주신 덕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송세라의 장점은 민첩한 움직임과 정교한 기술이다. 하지만 그가 이를 바탕으로 정상급 선수가 되기까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오랜 노력이 있었다. 국제 대회에서 맞붙는 선수 대부분이 170㎝ 이상인 반면 송세라는 비교적 작은 체격(키 164㎝)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송세라는 기본 훈련은 물론, 자신에게 맞는 공격법을 찾는 데에 힘썼다. 그는 “대표팀 생활을 오래 했지만 처음부터 잘했던 선수는 아니었다. 그래서 몇 년 동안 한 가지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며 “상대 선수의 가까운 부위를 많이 노리면서 섬세하게 공격하는 펜싱을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그는 2년 가까이 훈련과 햄스트링 재활을 병행했다. 예상보다 길어진 재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이 과정을 통해 몸을 더 단단히 만들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통증이 심할 때는 기술에 들어가기 전까지 무서움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재활을 한 후에는 어떤 기술을 사용해도 자신감을 가지고 힘을 폭발적으로 쓸 수 있게 됐고, 그것을 바탕으로 아시안게임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금메달의 기쁨도 잠시, 그는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에도 쉴 틈 없이 다음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16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107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 부산시청 대표로 출전하고, 2027년부터는 2028년 LA 올림픽 출전권 확보에 필요한 랭킹 포인트를 쌓기 위해 국제 대회를 소화한다.
그의 다음 목표는 올림픽이다. 2025년 발리 아시아 선수권 대회와 2026년 홍콩 세계선수권대회, 2026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까지 여자 펜싱 선수 최초로 ‘그랜드 슬램’ 달성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송세라는 “제가 그리는 마지막 퍼즐은 LA 올림픽 금메달이다”며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꾸준히 거둬 LA 무대에 꼭 서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