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 먹어서 발생하는 비만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비만을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적으로 간주했다. 때문에 비만 퇴치에 정치 사회적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오래 전에 비만을 세계에서 가장 빨리 확산되는 질병으로까지 분류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비만 퇴치를 국가 보건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정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비만관리부를 신설, 장관까지 임명했다. 현재 전 세계 인구 65억명 가운데 10억명이 과체중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체질량 25% 이상인 비만 인구가 지난해 전체인구의 32%로 지난 10년 동안 1.6배나 증가했다. 더불어 소아 비만도 크게 늘어 최근 3년 사이에 초등학생 비만 비율이 2배나 증가했다. 그래서인지 비만클리닉과 헬스클럽 등에는 뚱뚱한 사람들로 항상 넘쳐난다. 겉으로 정상적인 체중을 가진 사람도 더 날씬해지겠다고 난리를 피우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사실 살이 지나치게 찌면 고혈압 당뇨병 협심증 등 여러가지 성인병에 시달릴 수 있다. 의사들은 체중이 늘어날수록 엔돌핀은 줄어들고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더욱 비만의 악순환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지난 여름 한국 여성 패션계에 44사이즈 광풍이 휩쓸었다. 의류업계는 마네킹이나 입을 만한 크기의 옷을 생산하고 젊은 여성들은 그런 옷만 찾았다. 덩달아 30~40대 주부들도 5~6학년 초등학생 딸과 같은 사이즈의 옷을 입었다.
젊은 여성의류점에서는 66 또는 77 사이즈는 찾아보기조차 힘들었다. 한때 키 160㎝ 안팎의 한국 여성이 가슴 34 허리 26인치 정도의 55 사이즈를 입는다는 것은 자랑이었다. 아줌마들 사이에서는 이를 '착한 사이즈'라고 불렀을 정도였다. 우리사회에 이런 현상은 아직도 여전하다.
한때 젊은이들 사이에 '못 생긴 건 참아도 뚱뚱한 건 못참는다'는 우스개가 나온 적이 있다. 젊은이들이 외모에 가장 큰 콤플렉스를 느끼는 부분도 바로 이 '살'이었다.
이에 따라 지역 개원가에서도 살찐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만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많다. 최근 비만클리닉은 급격한 출산율 저하로 병원경영에 어려움에 처한 산부인과가 많이 개설하고 있다. 웬만한 산부인과 개원의와 병원급 의원은 비만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 곳이 없다. 그만큼 환자들도 많고 돈이 되기 때문이다.
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어떤 때는 내가 이렇게 해서라도 병원을 운영해야 하는지 자괴심이 든다"면서도 "날로 어려워지는 의료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한가지 수단"이라고 한숨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