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몸이 경쟁력이자 재산인 시대이다. 그 때문인지 외모 지상주의는 사라지지 않는다. 얼굴과 몸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만 간다. 매스컴에서는 '얼짱' '몸짱' 등의 용어가 난무한다. 이와 함께 성형수술과 다이어트 산업은 날로 팽창하고 있다.
어른들은 물론 수능을 치고 난 뒤, 방학을 앞두고 청소년들도 얼굴과 몸에 신경을 쓴다. 외꺼풀인 눈을 쌍거풀로 만든다거나, 공부 때문에 망가진 몸매를 가꾸기 위해 성형외과와 비만센터를 찾고 있다. 경쟁사회에서는 외모의 차이가 큰 차별로 이어지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어느 젊은 철학자는 작금의 현실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데카르트 이래 '정신'을 우위에 두던 사상의 흐름이 후기 산업사회에 접어들면서 '몸'으로 옮겨왔다고.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자. 사람마다 유전자 구조가 달라 생김새도 모두 다른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잘 생긴 연예인이나 주위 사람들을 닮고 싶어한다. 그것도 많은 돈을 들여서 부작용의 위험에 노출되면서까지 말이다.
이런 마당에 정신적인 아름다움을 외친다고 누구 한사람 귀 기울이지 않는다. 사회는 자꾸 외모만 강조하고 많은 사람들은 아름답게 변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이제 '신체발부 수지부모'라는 말은 책에서나 찾을 수 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몸에 별로 애착을 갖지도 않는다. 특히 연예인들은 외모가 성공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연기는 못해도, 노래는 좀 못 불러도 얼굴만 받쳐주면 된다. 거꾸로 외모를 밑천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여 놓는 경우도 있다. 개성있는(?) 얼굴은 방송에서 그다지 각광을 받지 못한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30~40%의 남녀가 성형을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것도 거울에 얼굴을 비춰 볼때 강한 성형수술 충동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1000여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이다.
이들은 수술한 주변 사람들을 볼때, 수술 뒤 예뻐진 연예인을 볼때, 이성 친구를 사귀고 싶을 때에 성형 충동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특히 여성들은 절반 이상이 앞으로 성형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대답했다.
이제 현대인들은 생긴대로 살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성형을 통해 다지고 있는 셈이다. 발달한 현대 의술로 얼마든지 자신의 외모를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 우리는 잘난 얼굴은 아닌데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사람들을 볼 때가 있다. 표정이 밝고 온화하며 피부가 깨끗한 사람을 만날 때는 기분마저 좋아진다. 그런 사람들은 또 다른 '얼굴'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건강한 사회는 사람들이 생긴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이다. 뜯어고친 얼굴이나 몸이 아닌 천연(?) 그대로. 그래도 남보다 아름다워 지고 싶은 마음을 어쩌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