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내부 장기들의 기능 상태와 변화는 외부로 드러나게 되고, 외부로 나타난 형태나 색깔을 잘 관찰하면 건강·질병 여부를 알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살펴보고(望), 듣고(聞), 물어보고(問), 만져보는(切) 네 가지 진단법을 사진(四診)이라 한다. 그 중에서도 망진(望診)이 가장 중요한데, 평소 자신의 건강을 쉽게 체크해 볼 수 있는 색 관찰법을 소개한다.
얼굴이 어둡고 눈 밑이 검으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면 담음으로 볼 수 있다. 담음은 인체의 비정상적인 체액으로 소화기능이 나쁘거나 열이 많아서 체액이 졸여지고 배설이 잘 되지 않아 체액이 탁해져서 생긴다. 담음은 경락과 심혈관 순환에 방해가 되어 안색이 나빠지게 된다. 소화기능이 나쁘고 허약하면 얼굴이 누런색을 띄고, 몸에 열이 많으면 얼굴이 붉다. 몸이 찬 사람은 얼굴이 대체로 희다.
몸에 열이 많고 적음은 손바닥에 나타난다. 손바닥이 붉고 따뜻하거나, 물을 많이 마시면서 찬물을 좋아한다면 열이 많은 것이다. 손바닥이 차고 엄지손가락 쪽의 두툼한 부위가 푸르스름하면 배가 찬 것이다. 입술이 도톰하고 붉으면 혈이 왕성하다. 입술 색이 연하면 기혈이 부족하고 입술에 푸른빛이 돌면 찬 것이다. 또 검은빛이 돌면 심폐기능에 이상이 있다는 징조다.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입술이 점점 검어지고 폐 경락이 끝나는 엄지손가락의 손톱뿌리 쪽부터 어두워진다. 오랫동안 피운 사람은 손·발가락 끝마디가 모두 어두워진다.
혀는 '심장의 싹'이라 하여 심장 상태를 가장 잘 반영한다. 평소 잠이 부족하고 과도한 업무나 오랜 운전 등으로 심장이 피로하면 혀 끝부분에 혓바늘이 돋고 심하면 염증이 생긴다. 혓바늘이 돋으면 매운 것, 뜨거운 것을 잘 못 먹는데 이런 경우 잠을 일찍 자는 것이 좋다. 혀 가장자리는 간, 담낭에 해당하는 부위로 어두운 색이 나타나면 스트레스나 술, 약물 등으로 간 기능에 이상이 생겼다는 징후다. 술을 즐겨 먹는 사람은 혀 전체가 푸르스름한 빛이 돈다.
설태(혓바닥에 끼는 흰색이나 회색)는 바위에 이끼가 얇게 덥혀 있는 것처럼 투명하고 얇아야 좋다. 감기 초기 또는 몸이 차면 설태가 희다.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담배를 즐겨 피우면 설태는 두꺼워진다. 몸에 열이 많으면 설태가 노랗게 변하고 평소 영양상태가 불량하고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설태가 부분적으로 벗겨져 지도처럼 보이는 지도설이 된다. 또 병을 오래 앓거나 고령 등으로 인해 몸에 진액이 바짝 마른 사람은 설태가 없는 거울처럼 매끈한 경면설이 된다.
이 같은 내용들은 실제 임상에서 모두 활용되는 것으로, 현재 내 몸의 상태와 비교 확인해 볼 수 있다.
동의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