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세 이상 치매징후 의심자나
- 경증 이상 환자 진단 목적 땐
- 전문신경인지검사비 절반으로
- 연간 1회 15만원 안팎 보험혜택
치매는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안겨주는 대표적 질병이다. 65세 인구는 708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8%를 차지하고 있다. 2030년에는 24.5%, 2050년에는 28.1%로 증가할 전망이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치매 인구 또한 폭발적으로 늘어 2030년에는 전체 노인의 10%인 127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는 치매 책임을 국가와 사회가 같이 나누겠다며 ‘치매 국가책임제’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부터 치매에 관한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돼 의료비 부담이 줄었다. 20~60% 수준이던 중증 치매 환자의 의료비 본인 부담률이 지난달부터 10%로 인하됐다.
■전문신경인지검사 건보 적용
인지영역별로 기능 저하 여부를 정밀하게 검사하는 전문신경인지검사(SNSB, CERAD-K 등)와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에 대한 자기공명영상검사(MRI)도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진단검사 비용은 상급종합병원 기준으로 100만 원 안팎이었으나 건강보험 적용에 따라 40만 원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30만 원 안팎의 비용 부담 탓에 꺼려왔던 전문신경인지검사 비용이 15만 원 안팎으로 내렸다.
최미정(68) 할머니는 4개월 전부터 심해지는 기억력 장애로 치매선별검사(MMSE)를 받은 결과 치매 수준은 아니지만 정상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고위험군인 경도인지장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지만 비용 부담 탓에 선뜻 전문신경인지검사를 받지 못했다. 이번에 경도인지장애가 있어도 전문신경인지검사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검사를 받았다. 최 할머니는 매년 큰 부담 없이 검사를 받으며 치매를 추적 관찰할 수 있게 됐다.
박민수(72) 할아버지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와 몇 차례 가벼운 뇌졸중으로 경도 보행장애를 가지고 있다가 1년 전부터 집중력 감퇴와 함께 복잡한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하고 실수가 잦아지는 증상을 보였다. 가족들은 박 할아버지의 치매를 의심해 치매선별검사를 받았으나 정상 범위였다. 치매선별검사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 만든 검사여서 박 할아버지처럼 피질하 혈관성 치매가 의심되더라도 정상으로 나올 경우가 있어 전문신경인지검사를 받아보라고 담당 의사가 권유했다. 하지만 박 할아버지는 비용 문제로 고민하다가 이번에 보험이 적용되면서 검사를 받았다.
전문신경인지검사는 60세 이상 치매 전 단계(경도인지장애), 경증·중증도 치매 환자의 진단과 경과 추적을 위해 연 1회에 건강보험 혜택이 주어진다. 또 중증 치매 환자가 담당 의사와 상담을 거쳐 산정특례가 적용되면 5년간 의료비 본인 부담률이 10%에 그친다.
■신경인지검사로 조기 진단·예방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조기에 진단하면 예방하고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2013년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Lancet)’과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중졸 이하 저학력 ▷35세 이상 64세 미만 고혈압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비만율 기준) 25 이상 ▷운동 부족 ▷흡연 중인 성인 ▷20세 이상 당뇨 ▷우울증 등 7가지 위험인자를 제거하면 최대 50% 이상의 치매 환자 수를 줄일 수 있다. 이들 7가지 위험인자가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인자와 대부분 중복되므로 이들 위험인자 조절은 심뇌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치매 고위험군인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신경인지검사를 통해 조기에 진단하면 치매로 진행되지 않도록 다양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보험 혜택에 따른 조기 진단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로 꼽힌다.
도움말=주환 부산의료원 신경과 과장, 박경원 부산시광역치매센터장 ·동아대병원 신경과 교수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