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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한출의 한방 이야기] 파킨슨병 환자 느긋하게 걷는 습관 들여야

  • 하한출 제세한의원 원장
  •  |   입력 : 2020-12-14 19:11:40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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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지 3년째인 70대 김모 씨는 최근 진땀 나는 경험을 했다. 평소 운동 삼아 걷던 집 근처 횡단보도 앞에서 보행신호가 바뀌어 발걸음을 떼려는 순간 마치 신발바닥에 자석을 붙인 듯 꼼짝달싹 할 수 없게 됐다. 다리가 굳어버린 채 움직일 수 없는데, 이미 상체는 앞으로 향해 있어 중심을 잃어버리면서 바닥에 꼬꾸라진 것이다. 다행히 정지선에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의 운전자가 급히 뛰어나와 도와준 덕분에 더 큰 사고를 면할 수 있었다.

이처럼 길을 걷다가 혹은 걸음 방향을 바꿀 때, 좁은 길을 통과해야 할 때 마치 몸이 얼어버린 듯 갑자기 굳어지는 현상을 ‘보행동결’이라 한다. 보행동결은 어느 정도 진행된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특징이다. ‘신체 떨림’이나 ‘행동 느려짐’, ‘근육 강직’ 등의 증상과는 별개의 것으로 본다.

파킨슨병 환자의 보행동결에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다. 예를 들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전화벨이 울려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뀔 때, 버스에서 내릴 때 등 행동을 갑자기 바꿔야 하는 순간 예고 없이 닥친다. 병원에서 진료 후 집 앞에 도착해 차에서 내릴 땐 증세가 나타나지만 의사가 보는 가운데 진료실에 들어설 땐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보행동결은 낙상사고를 유발한다. 파킨슨병 환자 대부분이 70대 이상 고령이다 보니 낙상으로 인한 골절과 더딘 회복이 치명적일 수 있다. 예고 없이 닥치는 돌발적인 사고라 위험도 크다. 하지만 낙상사고를 걱정하며 신체 활동을 줄이다 보면 이번엔 근육 소실과 균형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파킨슨병은 일상의 꾸준한 관리가 필수다.

보행동결을 보완하기 위해선 평소 바닥에 선을 그어놓고 넘어가보게 한다든지 메트로놈 같은 일정 간격의 리듬을 들리도록 해놓고 걷는 연습을 하는 등 시각과 청각 자극을 적절히 활용해 보행동결을 완화시키는 훈련이 도움이 된다. 평소 허리를 펴고 먼 거리를 바라보며 보폭을 넓게 잡고 느긋하게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파킨슨병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해 생기는 병이다. 손이나 머리 등 신체부위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떨리고, 행동과 말이 느려지고 자세가 불안정해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뇌 자기공명영상(MRI)과 뇌 단일광자단층촬영(FP-CIT SPECT)만으로 진단이 가능하지만 치료는 더디고 어려운 퇴행성 질환이다.

한방에서 파킨슨병은 간이 크고 폐가 작은 태양인(금양·금음)체질이 몸에 맞지 않는 육고기, 우유, 유산균 등을 오랫동안 섭취해 오장육부의 균형이 깨져 그 여파로 뇌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본다. 진단을 받았다면 가장 먼저 음식 등 섭생을 고치고, 뇌를 자극하는 침과 오장육부를 바로잡는 한약을 처방한다. 이는 양방에서 처방받은 도파민 보충제가 체내에서 잘 기능하도록 돕고, 일상을 위협하는 떨림과 근육강직 등의 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파킨슨병은 끝이 보이지 않는 힘든 길이지만 환자와 가족 모두 용기를 갖고 일상의 불편함을 줄이는 방향으로 꾸준히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

제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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