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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웹 드라마 ‘며느라기’와 명절증후군

  • 정동문 대동병원 척추센터 과장
  •  |   입력 : 2021-02-08 19:57:04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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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며느리들 사이에서 화제인 웹 드라마 ‘며느라기’를 봤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드라마화한 것으로, 요즘 시대 평범한 며느리가 ‘시월드’에 입성하면서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은 ‘시월드 격공일기’다. 회당 20분 정도의 짧은 에피소드로, 현실 속의 ‘시월드’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해 세상 모든 며느리의 공감을 얻어내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남편이 자신의 할아버지 제사를 앞두고 다른 일을 보고 귀가해 돕겠다고 말하자 주인공이 “네 할아버지 얼굴도 본 적 없다. 내가 너를 돕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냐”고 되묻는 장면과 시댁에서 남편은 주방 근처에도 못 가고 결국 일은 주인공의 차지가 되는 모습에서 우리네 며느리의 전형을 보는 듯해 안타까웠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문득 몇 해 전 설을 앞두고 진료실을 찾았던 40대 여성 환자가 떠올랐다. 그녀는 검사상 이상이 없었지만 계속 허리가 아프다며 입원 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울상을 지으며 매달렸다. 급기야 동행한 남편과 심한 말다툼까지 이어지며 한동안 어색한 장면까지 연출됐다.

남편을 잠시 내보내자 그녀는 북받치는 울음을 참을 수 없는 듯 한동안 서럽게 울더니 갑자기 다가오는 설 연휴에 시댁에 가기 두렵다며 올해만 좀 쉴 수 있게 입원시켜 달라고 애원을 하는 것이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런 꾀병까지 동원하고 싶었을까.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약 처방 후 귀가하는 모습이 어찌나 힘없고 풀이 죽어 있는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대한민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유일한 질환 ‘명절증후군’. 이 질환은 명절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생기는 정서적 질환이다.

명절을 전후해 갑자기 척추센터를 방문하는 초진 환자들은 주로 목이나 허리, 등 부위에 심한 근육통을 호소한다. 때론 팔과 다리가 저리다고 찾는다. 이들은 주로 30, 40대 주부들이며, 검사상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명절 스트레스가 꼭 심리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명절은 고된 일의 반복이다. 허리를 굽혔다 폈다, 거실바닥에 앉아 채소를 다듬고, 전을 부치고, 생선을 굽는 등 여러 음식을 준비하다 보면 허리가 끊어질 거 같은 통증이 생긴다. 앉아있는 자세를 오래 하다 보면 허리가 구부정하게 되고, 그로 인해 디스크가 관절에 부담이 돼 통증을 유발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할 때 가급적 식탁을 이용해 서서 하고, 서 있을 때도 다리 받침대 등을 구해 양쪽 다리를 번갈아 가며 자세를 바꾸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앉아서 일을 해야 한다면 중간에 자주 일어서서 허리를 펴주고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좋다.

명절에는 일을 서로 도와가며 분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은 며느리들만의 명절이 아니다. 온 가족의 명절인 만큼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일을 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우선시 돼야 한다. 무엇보다 일을 나누려는 스스로의 인식 변화가 있어야만 누군가에게 꾀병을 부리고 싶은 시간이 아닌, 가족 모두 건강하고 즐거운 시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대동병원 척추센터 정동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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