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은 박남철 비뇨의학과 교수팀이 최근 정관복원술 1800회를 달성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단일기관, 단일 집도에 의해 시행된 시술로는 세계 최다 기록이다.

최근 정관복원술 1800회를 달성한 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 박남철(왼쪽 두 번째) 교수팀.

정관복원수술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남성피임법이다. 양쪽 고환에서 음경으로 정자를 운반하는 정관을 잘라 양쪽 끝을 밀봉하는데, 정관복원수술은 정관을 다시 연결해 복원하는 수술이다. 수술현미경을 보면서 미세 수술도구를 이용해 어린아이 머리카락보다도 가는 바늘과 봉합사로 정관을 연결한다. 1990년대 초반부터 정관 복원수술을 한 박 교수팀의 수술 후 정자 출현율은 95%에 육박한다.

박 교수는 “범국가적으로 심각한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정관복원술이 꾸준히 시행되고 있다는 것은 생식 연령층의 가임력 회복을 위한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다만 무계획적인 영구 피임술의 증가, 국가 가임력 보존을 위한 생식세포 관리 체계 부실, 난임 시술에 대한 국민건강보험 급여 제한 등의 문제가 함께 해결돼야 한다”며 “출산과 양육 조건을 갖춘 난임 부부들에게 임신 기회가 더욱 쉽고 넓게 제공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대병원장, 대한남성과학회 회장, 아시아태평양남성갱년기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박 교수는 현재 재단법인 한국공공정자은행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한편 한국공공정자은행연구원은 부산시와 세정나눔재단의 후원으로 오는 11월까지 ‘2021 미혼 청년을 위한 무료 정액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흥곤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