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증은 심근경색증 판막질환 선천성 심장병 상세 불명의 심근병 등의 원인에 의해 심장근육이 손상돼 고유의 펌프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질병이다. 최근에는 점차 고령화되면서 심부전증의 유병률이 늘고 있지만 약물 및 시술적 치료와 수술 기법의 고도화로 이들 환자의 생존율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고령 환자의 심부전증으로 인한 입원율과 사망률은 전체 질환 중 암에 이어 두 번째다.
심장이식 수술은 1967년 남아공의 크리스티안 바너드 박사가 처음 실시한 이래 국내에서는 1992년 처음 시행됐다. 지금도 말기 심부전 환자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하지만 심장이식은 간이나 신장과는 달리 뇌사자에게서만 공여받을 수 있다. 심장이식 대기자 수는 점차 늘고 있지만 국내 장기 기증은 그에 비해 저조해 대기 중 이식을 받지 못하고 사망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명된 것이 인공심장(좌심실 보조장치)이다. 인공심장은 주로 심장이식 전 가교 요법으로 삽입해 보통 1, 2년 전후로 심장이식을 받게 된다. 환자는 인공심장 수술을 받고 퇴원해 일상생활을 영위하다 적절한 공여 심장이 나타나면 건강한 상태에서 심장이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심장이식 적응이 되지 않으면 인공심장을 가진 상태로 여생을 보내기도 한다.
심장이식의 우선순위는 응급도를 우선으로 정해진다. 심부전이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에크모(체외순환막형 산화장치) 등의 기계장치를 달아야 가장 빠른 우선순위를 받을 수 있기에 상태가 나쁜 상황에서 심장이식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수술 후 회복할 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제한된 자원인 공여 심장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서는 성공 확률이 높은 환자에게 이식하는 것이 좋겠지만 이 문제는 윤리적인 부분과 맞물려 아직은 사회적으로 더 고민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얼마 전까지 인공심장은 1억 원이 넘는 비용 때문에 극히 일부에서만 시행되다 2018년 보험급여를 적용받으면서 최근 활발하게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심장이식 수술 프로그램이 잘 갖춰진 17개의 병원을 인증병원으로 지정해 운영한다. 부산대병원은 부산 유일의 인공심장 수술 인증병원이다.
브라질의 유명 갑부인 치퀴노 스카르파는 어느 날 페이스북에 자신이 사랑하는 애마인 5억 원가량의 벤틀리 차량을 땅에 묻겠다고 선언한다. 비싼 차를 땅속에 묻겠다는 다소 엉뚱한 말에 브라질 국민은 분노했다. 뜨거운 반응 속에 그는 그날 사람들에게 “벤틀리를 묻는 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의 장기는 그냥 땅에 묻는 건가요?”라고 일갈했다. 사실 그는 장기 기증을 독려하기 위한 이슈를 만든 것이었다.
최근 코로나19로 사회 분위기가 위축되면서 장기 기증뿐만 아니라 헌혈도 줄어 혈액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특히 수혈이 꼭 필요한 심장수술을 매일 하는 흉부외과 의사로서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장기기증에 관심을 가지면서 오늘은 헌혈의 집을 한 번 방문해 보는 것이 어떨지 제안해 본다. 송승환 부산대병원 흉부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