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은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매우 흔한 증상으로, 매년 전체 인구의 15% 정도가 경험한다. 특히 심한 어지럼증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가 전체 응급실 내원환자의 3.3% 정도를 차지한다.
어지럼증은 중추성 말초성 등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주위가 빙빙 도는 듯한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이석증(耳石症)이다. 1921년 오스트리아의 로버트 바라니가 처음으로 머리 자세의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돌발성 어지럼증과 안구의 움직임을 기술하면서 이후 이석증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뤄진 후 진단 및 치료의 발전이 있었다.
이석증의 정확한 명칭은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으로 흔히 달팽이관으로 인한 어지럼증이라고 이야기하는 병이다. 머리 위치의 변화에 따라 반복적으로 어지럼증이 발생하며 주변이 돌아가는 듯한 어지럼증이 보통 1분 이내로 지속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주로 잠결에 돌아눕거나 자세를 바꿀 때 발생하며, 누울 때나 누운 채로 고개를 돌리거나 누워있다가 앉을 때 심한 어지럼증을 경험한다. 어지럼증의 정도에 따라 구역감 구토가 동반되는 사례가 흔하다.
이석증의 원인을 이해하려면 귀의 해부학적 구조부터 알아야 한다. 귀는 외이·중이·내이로 이뤄져 있고, 이 중 제일 안쪽의 내이는 달팽이관·세반고리관·전정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전정은 달팽이관과 세반고리관 사이에 있는 주머니 형태의 구조물로 내부에는 림프액과 다양한 크기의 돌이 위치한다. 전정 내부에 있어야 할 이석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떨어져 나와 세반고리관으로 들어가게 되면 자세 변화에 따라 이석이 움직이게 되고 이로 인한 림프액의 움직임 때문에 어지럼증이 생기게 된다. 달팽이관은 청각과 관련된 기관이고, 어지럼증 및 평형과 관련된 기관은 전정기관이지만 통상 환자에게 설명하기 쉽게 달팽이관 어지럼증이라 표현한다. 이석증은 뚜렷한 원인 없이 발생할 때가 많지만 두부외상, 바이러스 감염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자세 변화에 따른 어지럼증이 있다 해서 무조건 이석증으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어지럼증과 구토가 동반되는 뇌혈관 질환 등과의 감별이 필요하며 병원에 내원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걸음을 걷는데 한쪽으로 치우쳐 걷게 되는 등 동반된 신경학적 이상 유무를 확인한 후 안구 운동검사를 시행해야 진단할 수 있으며 필요하면 뇌혈관 질환의 감별을 위해 MRI 등의 영상검사를 해야 한다.
이석증의 치료는 크게 이석정복술과 전정재활치료로 나눌 수 있다.
이석정복술은 떨어져 나온 이석을 원래 있어야 할 전정으로 돌려보내는 술기이며 80~90%의 환자는 어지럼증이 호전된다. 전정재활치료는 어지럼증이 생기는 동작이나 자세 혹은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전정 보상작용을 강화시키는 운동법으로, 장기적으로 어지럼증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비타민D의 꾸준한 보충이 이석증의 재발 빈도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이석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람에게 비타민D 복용을 권하고 있다.
좋은삼선병원 신경과 조기용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