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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더 나은 삶을 위하여

  • 김태현 인제대 부산대병원 유방외과 교수
  •  |   입력 : 2021-05-24 18:53:14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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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유방암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국가다. 그 발생 빈도는 서양에 비해 낮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다른 암종과 비교해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다는 점이다. 5년 전체 생존율이 92%, 10년 전체 생존율이 84%에 이른다. 하지만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장기간에 걸쳐 재발과 전이가 잦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

유방암 세포가 뼈 폐 간 뇌 등 다른 부위로까지 전이된 전이성 유방암은 병기상 말기에 해당하는 4기암으로, 5년 상대 생존율(2014~2018)은 40.2%에 불과하다. 전이성 유방암은 현대의학으로 완치가 힘들기 때문에 전이로 판정받은 환자들은 치료를 시작하기도 전에 사망 선고를 받은 것처럼 상실감과 좌절감,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약제의 등장으로 전이성 유방암 또한 훌륭한 치료 효과를 보이고 5년 이상의 장기간 생존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전이성 유방암 치료에는 크게 내분비요법, 항암화학요법 표적치료 등이 있고, 최근에는 이들 요법을 병용해 사용하고 있다.

1항 호르몬제를 투여하는 내분비요법은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항암치료와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세포주기를 억제하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돼 항호르몬제와 병용 투여해 이전보다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젊은 유방암 환자에게 비교적 예후가 좋은 루미날 A형 전이성 유방암의 경우, 내분비요법과 표적치료제의 병용 요법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생존 기간을 늘렸을 뿐만 아니라 항암화학요법의 도입 시기를 늦출 수 있다. 이는 고된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 여정에 있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유방암 세포에 HER2 수용체가 있는 HER2 양성의 전이성 유방암에 성장인자를 억제하는 표적치료제와 항암제를 병용 투여하여 우수한 치료 반응이 나타나고 생존 기간을 연장시켰다.

유방암 중 생존율이 가장 낮은 악성 암인 삼중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사용하는 항암화학요법은 우수한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구토, 전신 쇠약, 탈모 등의 부작용을 동반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전이성 유방암은 1년 이상 장기간의 치료를 요한다. 이는 환자들의 육체적 심리적 경제적 부담을 크게 가중시킨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암치료 기간 삶의 질이 유지된다면 육체적 심리적으로 더욱 안정되며 경제 활동이 가능하고 치료를 끝까지 지속할 수 있어 장기간 생존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치료법을 선택할 때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은 치료 효과와 함께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다. 즉 전이성 유방암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암의 병리학적, 생물학적 특성 이외에도 환자의 심리 상태와 사회 경제적인 상태를 고려해 치료법을 적용하게 된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긍정적인 자세와 굳건한 치료 의지를 가지고 의료진을 신뢰하면서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한다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부디 희망을 잃지 않고 사랑하는 가족과 더욱 행복한 삶을 유지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태현 인제대 부산백병원 유방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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