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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민의 한방 이야기] 안면마비 ‘와사풍’ 즉시 치료를

  • 윤현민 동의대한방병원 안면신경마비센터 교수
  •  |   입력 : 2022-11-07 18:54:37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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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김모(여·34) 씨는 어느 날 양치를 하던 중 입에서 갑자기 물이 새는 바람에 깜짝 놀라 병원을 찾아왔다. 왼쪽 입술이 잘 움직여지지 않고 마비감이 느껴져 거울을 보니 입이 돌아가 있었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을 ‘와사풍’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병명은 ‘안면신경마비’이다. 흔히 찬 바닥에 누워 잤을 때나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근래에는 계절과 관계없이 1년 내내 발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오히려 여름철에 발병하는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찬바람보다 김 씨처럼 스트레스 및 과로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기 때문이다.

안면신경마비는 면역력 저하가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 보니, 중추성으로 인한 경우에는 MRI 검사에서 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 환자의 90% 정도는 말초성으로 검사상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안면으로 가는 신경에 원활한 혈액 공급이 저하돼 발병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액 공급이 저하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예전에는 안면마비 증상이 겨울에 많이 일어났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발병률이 일년 내내 고르게 나타나는 것은 외부 온도보다 내 몸의 면역력 저하가 더 큰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 찬바람 못지 않게 에어컨의 찬바람이 중요한 발병요인이 되고 있는데, 밤중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자면 겨울철 맨바닥에 자는 것보다 발병 위험성이 더 높아지기도 한다.

스트레스가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가장 주된 원인이라는 것은 이미 현대 의학으로 증명돼 있고, 동의보감에서도 중풍이나 와사풍 같은 ‘풍병(風病)’은 상승하는 속성이 있어 심장이나 머리 쪽에 열이 많은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는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안면신경마비가 발병하면 정확한 진단과 함께 가까운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빨리 찾아서 침과 뜸 치료를 병행함과 동시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특히 뜸 치료의 경우 복부를 따뜻하게 함으로써 안면부의 허열을 내리고 면역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중요한 치료이다. 과거 병원을 가기 어려웠던 시절에는 약초를 태워서 손이나 얼굴에 뜸을 뜨는 것이 대표적인 민간요법이었다. 최근에는 ‘봉약침’이라 하여 꿀벌의 독을 희석해 안면신경마비를 치료하는데, 이것도 결국 인체의 찬 기운을 몰아내고 면역력을 높여줌으로써 우수한 치료결과를 거두고 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안면 신경이 마비된 질환이기 때문에, 발병한지 2개월이 지나면서부터 마비된 신경에 변성이 나타나고 시간이 경과할수록 치료가 매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대체로 발병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소홀히 하면 회복이 불완전하게 돼서 마비 증상이 일부 남을 수 있다. 또 안면 경련이 심해지거나 입을 벌리면 눈이 감기는 ‘동시 운동증’, 식사할 때 눈물이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안면마비가 발생하면 다음과 같은 1, 2, 3 원칙을 꼭 기억하자. (1)발병한지 1일 이내 치료 시작 (2)발병 후 2주간은 입원 등을 통한 집중 치료 (3)급성기 이후 3주 이상의 꾸준한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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