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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암 치료법은 진화 중…맹신·현혹 피하고 합리적 진료 모색을

  • 허원주 좋은강안병원 암센터 과장·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  |   입력 : 2023-01-30 19:21:32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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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모든 사람이 필연적으로 맞는 가장 공평한 사건이다. 죽음의 과정은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 대부분이고, 그중 암 질환은 인생에 파국을 초래하고 가족의 평화와 경제를 파탄시키기도 한다. 유방암 등 몇몇 암은 발생연령이 점차 낮아지면서 평균수명을 잠식하고 있다.

예견된 죽음의 그림자를 가장 짙게 드리우는 질환인 암, 그 근원적 치료는 무엇일까. 알다시피 조기 발견과 속전속결의 치료이다. 조기 발견은 모든 암에서 예후를 결정짓는 가장 중차대한 사항이다. 모름지기 암 위험군은 정기 검진으로 암 발생을 조기 진단해야 한다. 만일 암으로 진단되면 즉시 전문가와 상의해 가장 확실하고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치료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암은 주위 임파절을 침범하고 원격 전이를 하는 속성이 있다. 따라서 어떤 한 가지 치료를 단독 시행하기보다 적재적소에 맞는 맞춤형 치료를 종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환자들은 치료결정에 있어 최초 진단한 의사의 의견을 중요하게 여기고 모든 치료를 크게 의존한다. 유방암의 경우, 대부분 외과에서 확진되고 수술을 받는데 수술 후 항암제 치료도 외과의사가 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의사 간 친밀도 등을 고려하면 외과의사가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항암제 전문의들은 독성이 강한 항암제의 경우 그 부작용을 잘 관리하는 혈액종양내과의사에게 맡겨달라고 한다. 이 부분은 한국 의료계가 당면하고 있는 전문가들 간 갈등의 한 측면이다.

암세포가 원발 병소와 주위 임파절에만 머물러 있을 때는 ‘국소 암’이라고 하는데, 이런 경우 수술이나 방사선치료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수술이 적합하고, 어떤 경우에 방사선치료가 좋을까? 수술 후 장기의 기능이나 미용 보존에 문제점이 없으면 수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수술의 장점은 최단 시간에 원발 병소와 주위 임파절을 제거해 전신적 전이의 근원을 없애며 완치를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수술 후 미용 기능상 장애가 예상될 경우, 종양의 병기가 진행돼 주위 임파절까지 치료해야 할 경우 등은 방사선치료를 우선 고려한다. 때로는 수술 후 미세 현미경에서 잔류 병소가 발견되거나 임파절에서 종양의 전이가 발견된 경우에는 재발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수술 후 방사선치료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방사선치료는 전자기파 중 에너지가 아주 높은 고에너지 엑스(X)선을 이용한다. 엑스선은 암세포의 DNA에 손상을 일으켜 그 세포를 사멸시키지만, 암세포 주위의 정상 세포에도 손상을 주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최근 20년간 암조직에 집중해 많은 방사선을 ‘조사’하면서 주위 조직은 적절히 보호하고 치료효과를 높이는 혁신적인 방사선 치료법이 속속 개발됐다. 현대 의학의 최대 난제인 암 정복은 일반인에게 지지부진하고 요원한 것으로 보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삶의 질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암 완치를 도모하려는 시도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아무쪼록 비과학적인 시술이나 민간요법에 현혹돼 완치할 수 있는 기회를 날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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