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쇄적 조직운영·패밀리 문화 등
- 그간 지적된 고질적 문제와 직결
- “혁신대상이 혁신위 주도 안돼
- 각계 적합한 인물 추천받아야”
- 허문영 위원장 성비위 의혹도
- 진상조사 방안 등 마련해야
조종국 운영위원장 임명과 허문영 집행위원장 사퇴로 촉발된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위기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고 있다. 2일 열리는 BIFF 이사회가 혁신위원회 출범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혁신위원회는 어떤 일을 해야만 할까.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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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1일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BIFF 사무국. 2일 이곳에서 혁신위원회 발족 등을 논의하는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다. 김영훈 기자 hoonkeem@kookje.co.kr |
BIFF의 내홍은 지난달 9일 신임 운영위원장을 임명한 인사 문제에서 비롯됐다. 이는 BIFF 조직의 폐쇄성·사유화·권력독점·불통 논란으로 확산됐다. 이어 현 BIFF 조직의 누적된 고질적 문제와 비전 부재에 관한 비판으로 이어지다가 급기야 허문영 집행위원장에게서 성적인 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한 직원의 주장으로까지 번졌다. 신뢰·지지·권위가 생명인 세계적 수준의 예술 페스티벌 BIFF는 이미 타격을 입었고 앞으로 어떤 혼란과 이미지 하락이 닥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협찬·협력 등에서도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문화 공공재이자 부산 시민의 문화자산으로서 BIFF가 택할 수 있는 혈로는 많지 않아 보인다. 사실상 하나뿐이다. ‘시민·영화계·문화계가 힘을 합쳐 이 위기를 함께 극복했다’는 ‘전설’을 만들어 미래세대에게 넘기는 방법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좋은 과정이다. 혁신위원회 구성에서 ‘참여의 폭’을 확대할 필요가 여기서 나온다. 영화제·영화에 관한 사항이라면 영화계 인사와 영화 전문가의 발언과 권한을 보장하더라도, 치열하면서도 건설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시민의 뜻을 담기 위해서는 지역 문화계·시민사회의 일정한 참여는 이뤄질 필요가 있다.
부산영화학과교수협의회는 1일 낸 입장문에서 “혁신위원회는 부산 시민 및 영화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추천을 받아 구성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젊은 영화인의 참여나 남성·여성의 합리적인 안배 등 BIFF 이사회가 제시한 원칙도 원활하게 적용돼야 한다.
혁신위원회가 ‘본질’에 집중하는 운영 방향을 잡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번 내홍 사태에서 중요한 당사자인 허 집행위원장에 대한 성폭력 관련 문제 제기가 지난달 31일 이뤄졌다. 이에 따라 현 BIFF 체제의 폐쇄성·사유화에 관한 비판과 영화계·시민사회의 쇄신 요구로 진행되던 이번 사태의 초점이 바뀔 가능성이 생겼다. 한 영화인은 “허 집행위원장에게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직원의 주장도 엄정하게 살펴야 한다. 혁신위가 할 일의 본질인 BIFF의 쇄신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줄곧 쇄신이 필요하다고 영화계 등에서 제안한 폐쇄성·과거 20세기 운동 형태 운영 등의 주제와 개선 방향 등 본질에 해당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이와 관련해 조종국 운영위원장의 거취 문제는 여전히 혁신위가 다뤄야 할 ‘살아있는 안건’이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영화인들은 이번 내홍 사태의 시작점인 조종국 운영위원장이 사퇴해야 혁신위가 순조로운 첫발을 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또 부영협이 제안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권한을 통해 ‘제약 없는’ 활동이 보장돼야 BIFF를 둘러싼 문제점들의 후속 논의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또 현 집행부가 혁신위를 꾸리는 것과 관련해서는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주체가 혁신위에 들어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 지역 영화인은 이런 의견을 제시했다. “혁신위는 중·단기적으로 과제를 나누는 게 바람직하다. 우선 신뢰도 높은 신임 집행부를 꾸리고 이사장에게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 정관 개정 등을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조직 전체 플랫폼을 대개조하는 수준이 맞다. 이 과정에서 모든 형태의 논의체가 활용돼야 한다. 공청회·포럼·개인의 연구발표 등 열린 귀와 중립적인 자세로 외부 인사와 내부 실무자가 협력해야 한다.” 중·단기 과제를 구분해 구체적으로 접근하자는 이 의견은 혁신위의 방향과 관련해 참고할 만하다.
혁신위가 나서서 허 집행위원장의 최초 사의 표명 사유를 파악하거나, 그에게 제기된 성폭력 의혹에 어떤 형태로든 접근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는 제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