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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치루 수술의 기본은 재발 방지와 괄약근 보존

  • 김병수 웰니스병원 대장항문외과 대표원장
  •  |   입력 : 2023-06-05 18:52:35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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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후반의 남성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진료실에 들어왔다. “오래 전부터 항문 주위에 종기가 반복되고 고름이 나와 다른 병원에서 여러 차례 염증 배농술만 받았는데 또 재발한 것 같습니다. 치루 근본 수술을 하면 괄약근을 건드려서 변실금이 생길 수도 있다는데 걱정되네요.” 그 환자분은 수지검사 때 통증으로 괴로워했고, 항문 주변에 단단한 누관이 만져져 초음파검사를 통해 치루로 확진됐다.

어떤 원인에 의해 여러 항문 침샘 중 한 곳에 변물이 들어가면서 조금씩 염증이 진행돼 항문 주위 엉덩이에 큰 종기가 생기는 것을 항문농양 이라고 한다. 이렇게 농양이 생기면 통증과 함께 오한 발열이 지속되면서 이것이 항문 주위 피부의 약한 곳으로 터져나오게 된다. 또한 농양 부위를 절개해 고름을 빼고 나면 계속 종기가 터지고 아물기를 반복하면서 만성이 되면 땀샘과 주위 피부 사이에 터널 같은 누관이 생기는데 이것을 치루라고 한다.

치루는 조기에 수술해야 한다. 오래 두면 치료가 힘들고 주위 괄약근에 심한 염증으로 손상을 동반할 수 있다. 수술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치루 절개술과 절제술이다. 치루관을 찾아 내공부터 피부 외공까지 절개해 그대로 열어두거나 치루관을 다 제거하는 방법이다. 그 장점은 수술시간이 오래 안 걸리고 재발위험이 최소화되는 것이다. 하지만 수술상처가 아무는 기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두 번째는 씨톤 수술이다. 치루관이 깊거나 항문괄약근을 침범한 경우 부드러운 실이나 고무줄로 괄약근을 매어 주기적으로 조이는 것이다. 괄약근이 서서히 잘라지게 하면 절단 부위가 섬유화가 되고 천천히 아물게 되면서 괄약근 손상이 최소화된다. 하지만 씨톤을 완전 제거하기까지 2개월 정도 걸리는 단점이 있다.

세 번째는 괄약근간 누간 결찰술이다. 이는 내·외괄약근 사이에서 치루관을 박리하고 결찰해 대변이 내괄약근 밖으로 못 나오게 하는 것이다. 내·외괄약근 모두를 완벽하게 보존할 수 있고, 변실금 위험이 없다. 하지만 염증으로 치루관이 물렁해져 묶을 수 없거나 너무 고위 치루인 경우는 시행할 수 없다. 네 번째는 치루절개술 초기 괄약근 성형술(FIPS)이다. 이는 절개된 일부 괄약근을 바로 이어주고 상처 일부를 닫아주면서 복원시키는 방식이다. FIPS는 혹시 재발하더라도 깊지 않은 피부 치루로 재발해 간단한 시술로 해결 가능하다. 또 항문 입구의 모양 변형으로 인한 경미한 변실금과 축축한 느낌을 예방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앞으로 많은 대장항문전문병원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든 치루 수술의 재발률은 아직 5~15%로 높다. 어떻게 하면 재발이 없고 괄약근을 보존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환자마다 치루 상태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각각의 맞춤 수술법을 잘 선택해 건강한 삶을 살게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항문은 우리 몸의 가장 소중한 부위이다. 절대 부끄러워 하지 말고 질환 초기에 전문병원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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