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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용의 한방 이야기] 여름 삼복첩 시술로 겨울질환 예방

  • 최준용 부산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  |   입력 : 2023-07-03 18:20:59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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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는 미병(未病) 즉 아직 병이 들지 않았을 때 미리 몸을 다스려 질병을 예방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여러 전통 한의서에는 평소 몸을 다스리는 각종 기공(氣功), 양생법(養生法)과 음식의 질병 예방 활용법에 대한 방법들이 소개돼 있다. 우리나라 문화에서도 ‘복날 삼계탕을 먹는 이유는 체력이 더 떨어지기 전에 양기(陽氣)를 보하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삼복첩은 다양한 한약을 갈아서 반죽한 뒤 인체의 경혈에 일정 시간 부착시키고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치료를 말한다. 이는 여름의 초복 중복 말복에 시술하는 전통이 있어 지어진 이름이다.

전통적으로 한여름에 삼복첩을 시술해 몸에 면역반응을 유도함으로써 겨울철의 각종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겨울의 병을 여름에 미리 치료한다는 동병하치(冬病夏治) 개념이 들어 있다.

삼복첩 치료는 1695년 청나라에서 간행된 종합 의학책인 ‘장씨의통(張氏醫通)’에 의해 처음 소개되었다. 그 내용에는 ‘한여름 삼복 날에 백개자(겨자씨)를 혈 위에 붙이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좋은 효과가 있다. 경혈에 붙이고 6~8시간 경과한 뒤에 한약의 향기가 약해지면 제거한다. 10일 후 한 번 도포하고, 위와 같이 세 번 하고 나면 질병의 근본이 제거된다’고 언급돼 있다.

수개월 뒤의 겨울철에 호흡기 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는 말은 다소 의아스러운 측면이 있을 것이다. 현대 과학적인 기전은 일부만 알려져 있을뿐 정확한 작용 원리는 계속 연구 중이다.

하지만 대만과 중국에서는 한여름에 삼복첩 시술을 받는 것이 연례행사처럼 대중화돼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해마다 50편 이상의 임상연구가 쏟아져 나온다고 한다. 국내 조사에서는 56명의 유치원 어린이에게 삼복첩을 시술하고 겨울에 부모의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80.4%인 45명이 효과가 있다고 응답했다. 시술 후 부작용으로 가벼운 소양감(아프고 가려운 느낌)이 2건 있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소실됐고, 성격과 행동 등의 변화도 관찰되지 않았다.

삼복첩으로 겨울에 예방하고자 하는 질환은 감기, 알레르기 비염, 기관지 천식, 만성 기관지염, 독감 같은 호흡기 질병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그 외 겨울에 위장 질환이 심해지는 경우에도 활용한다. 삼복첩의 부착 시간은 약재 종류에 따라 다소간 차이가 있지만, 성인의 경우 통상 4~6시간 부착하는 것이 원칙이다. 피부가 민감한 사람이나 어린이는 수포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게 위해 2시간 정도 부착한다. 물론 피부 자극반응이 심하게 나타나면 즉시 제거해야 한다.

시술을 받은 후에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이상 반응을 살피기 위해 바로 귀가하지 않고 30분 정도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아토피 피부염, 만성 두드러기 등의 피부질환이 있으면 사전에 한의사와 반드시 상의한 후 시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상반응이 생기지 않는다. 만일 있어도 경미한 가려움, 발적 등 정상적 반응이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건강한 겨울을 위해서 올 여름 삼복첩을 한 번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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