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으로 울릉도를 알리고 있는 숲 해설가 ‘울릉도 남선생’과 울릉도 알봉 둘레길 탐방에 나섰습니다. 남선생의 해박하면서도 친절한 해설로 울릉도 식물들과 안면을 터 가고 있을 무렵. ‘도둑놈의갈고리’가 눈에 띄었습니다.

도둑놈의갈고리 꽃과 열매의 모습입니다. 열매 끝 부분에는 갈고리 모양의 가시가 달려있어 지나가는 동물이나 사람의 의복에 쉽게 달라붙을 수 있습니다. 박수현 기자

도둑놈의갈고리는 3~4mm인 연분홍색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나와 긴 꽃대에 총상꽃차례로 피어나는 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크기나 잎의 생긴 모양에 따라 큰도둑놈의갈고리 개도둑놈의갈고리 도둑놈의갈고리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여름에서 초가을에 이르는 시기 안경 모양을 닮은 작은 열매를 맺습니다. 열매에는 갈고리 모양의 가시가 달려있는데 지나가는 동물이나 사람의 의복에 갈고리를 걸 듯 달라붙곤 합니다. 남선생은 식물의 열매가 다른 대상에 잘 달라붙는 것은 번식을 위한 식물들만의 생존 방법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움직임이 있는 대상에 열매를 붙이면 멀리 떨어진 곳 까지 영역을 넓혀갈 수 있을테니까요.

도둑놈의 갈고리는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꽃들이 인상적입니다. 사진을 찍을 때 숨을 멈추고 집중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모습을 담아내기 어렵습니다. 박수현 기자

그런데 왜 이들에게 도둑놈이란 이름이 붙여졌을까요? 그것은 도둑놈이 예고 없이 찾아오듯이 이들 열매가 몰래 달라붙기 때문입니다. 옮겨 다니기 위해 무임승차하는 것이 도둑놈 심보를 닮긴 했습니다. 도둑놈의갈고리는 ‘도둑놈의갈구리’ ‘도둑놈갈쿠리’ ‘도둑놈의갈쿠리’라고도 불립니다. 북한에서는 ‘갈구리풀’이라고 부르며 일본에서는 ‘도둑쑥부쟁이’라고 합니다. 도둑놈의갈고리는 열매를 맺기 위해 연분홍색 작고 예쁜 꽃을 피웁니다. 작은 꽃이지만 품어내는 열매가 산천을 돌아다니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어서인지 꽃말이 ‘흥분’입니다.

도둑놈의갈고리는 열매를 맺기전 연분홍색 작고 예쁜 꽃을 피웁니다. 작은 꽃이지만 품어내는 열매가 산천을 돌아다니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어서인지 꽃말이 ‘흥분’입니다. 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