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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꽃) 절에서 많이 재배해 절꽃으로 불려

<35> 꽃무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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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분(9월23일)을 전후 해 전국 곳곳에서 꽃무릇이 절정을 맞았습니다. 이에 맞춰 전남 영광 불갑사, 전남 함평군 용천사, 전북 고창 선운사 등에서는 꽃무릇 축제를 열어 사람들의 발길을 잡고 있습니다.

전북 고창군 선운사에 꽃무릇이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꽃무릇은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해 서로를 그리워 한다는 의미로 상사화라 부르기도 하지만 둘은 서로 다른 종입니다.
꽃무릇은 잎은 없고 50cm 정도로 위로 곧게 뻗은 꽃대 끝에 5~7 송이의 붉은 꽃송이가 우산을 펼치듯 피어나는데 열매를 맺지 않고 알뿌리로 번식 합니다. 꽃은 향기가 없는데요 이는 열매를 맺지 않다 보니 꽃가루받이를 위해 곤충을 유인할 필요가 없기 때문일 겁니다.

10월초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돋아나서 겨울을 나는데 4~5월께에는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추어 버립니다. 그렇게 여름을 나고 9월 초가 되면 알뿌리에서 굵은 꽃대가 올라와 다시 풀잎 없는 꽃을 피워냅니다.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필 때는 꽃이 없다보니 사람들은 잎과 꽃이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만나지 못하는 슬픈 꽃이라고 생각해서인지 같은 수선화과에 속하는 상사화(相思花)와 혼용해서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사화는 여름에 피는 꽃이고 꽃무릇은 가을꽃이며 꽃색도 상사화는 분홍색인데 비해 꽃무릇은 강렬한 붉은색입니다.

꽃무릇은 긴 줄기 끝에 꽃만 달린 모습이 특징적입니다. 꽃잎이 뒤로 말리고 가장자리에 주름이 지며, 수술이 밖으로 길게 나오게 됩니다. 꽃무릇의 영문이름이 거미다리를 의미하는 ‘Red Spider Lily’입니다.
생태적으로 봐도 상사화는 잎이 먼저 나고 한 달 정도 지나면 꽃대가 돋아나고 꽃이 피지만, 꽃무릇은 반대로 꽃이 진 후 잎이 돋아납니다.

영광 불갑사에서는 꽃무릇이란 이름 보다 좀더 감성적인 상사화를 네이밍해서 ‘불갑사 상사화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데요 사실은 꽃무릇 축제가 바른 표현입니다.

꽃무릇을 석산(石蒜)이라고도 합니다. ‘산(蒜)’은 원래 ‘달래’를 뜻하지만 ‘마늘’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석산이라는 이름은 꽃무릇의 알뿌리의 맛이 매우면서 달고 마늘냄새가 나는데서 비롯되었습니다.
예로부터 꽃무릇을 사찰에서 많이 심어왔습니다. 이는 사찰에서 불경을 제본하거나 서화나 탱화를 만들려면 접착제가 많이 필요한데, 꽃무릇의 알뿌리에는 양질의 전분이 많아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입니다. 그러다보니 꽃무릇을 절꽃 또는 중꽃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꽃무릇은 절에서 많이 재배하다보니 불공을 드리러 오는 신자들이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추모의 의미로 생각해서인지 꽃말이 ‘슬픈 추억’입니다.

꽃무릇은 절에서 많이 재배해왔습니다. 불공을 드리러 오는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추모의 의미로 생각해서인지 꽃말이 ‘슬픈추억’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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