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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찬영의 한방 이야기] 발바닥 중앙 ‘용천혈’ 지압 숙면 도와

  • 권찬영 동의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  |   입력 : 2023-10-30 19:20:56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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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불면증 진료에서 종종 추천하는 지압점으로 용천(湧泉)이 있다. 이 혈위는 발가락을 굽혔을 때 발바닥의 가장 오목한 곳에 있다. 이곳을 마사지하는 것은 퇴계 이황의 건강비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황은 병약한 그의 넷째 형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것을 추천하며 ‘심화(心火)를 내리는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잠이 오지 않을 때 이 부위를 지압하면 잠 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래와 같은 이유를 알고 활용하면 건강한 수면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이 부위는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 몸의 경락 중 수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의 시작점으로 경락의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용천은 자양강장과 피로 회복을 위한 대표적인 혈위로 사용된다. 한방에서 신(腎)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심화(心火)를 내리는 방법으로 보기 때문에, 심화 증상(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답답하고, 상반신에 열이 오르며 정신이 과도하게 각성돼 있고, 쉽게 짜증이나 분노를 느끼는 것)과 함께 잠들기 어려울 때 도움이 되는 혈위이다.

둘째로, 용천혈 지압은 편안하고 시원한 느낌과 아울러 신체의 이완 반응을 촉진한다. 이에 따라 손과 발의 말초로 순환하는 혈액량이 증가해 손발이 따뜻해지고, 상반신의 열감은 감소하며 정서적으로도 불안과 긴장이 완화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평소 불안과 긴장을 쉽게 느끼고 손발이 잘 싸늘해지며, 자려고 누운 상태에도 긴장을 느끼거나 손발이 따뜻해지지 않는 사람들에게 용천혈 지압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로, 용천혈을 지압하는 것은 주의를 분산시키는 좋은 활동이 된다. 주의는 ‘마음을 두는 것’을 의미한다. 잠에 잘 들지 못하는 사람들 중에는 수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눕기만 하면 그 생각을 하느라 잠을 못 이루는 경우가 많다. 기분이 안 좋았던 일이나 내일의 중요한 일, 잘 풀리지 않는 고민거리 등 수면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에 빠져있는 마음을 빼낼 필요가 있다. 그것이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으로, 여기에 용천혈 지압이 사용될 수 있다. 머릿속에 끊이지 않는 생각으로 잠을 못 자는 사람들에게도 용천혈 지압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용천혈 지압 방법은 발등을 한쪽 손바닥으로 움켜쥐었을 때, 발바닥에서 가장 오목한 부위를 반대쪽 엄지손가락 또는 주먹으로 3~5분 정도 지압한다. 꾹 누르고 있어도 되지만, 그 부위를 문지르거나 돌리면서 자극해도 좋다. 단, 너무 세게 지압하면 통증으로 오히려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자가 관리를 하더라도 치료를 대체할 수는 없으므로, 용천혈 지압으로 효과를 얻지 못하면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방 치료 중에서는 침과 약침이 수면의 질을 개선하고, 불면증을 완화하며 ‘산조인’ 같이 불안 및 긴장을 진정시킨다. 입면을 돕는 한약재를 포함한 한약으로 불면증을 치료할 수도 있다. 불면증 치료는 불면증 발생과 관련된 상태나 동반 증상, 수면에 대한 집착과 걱정 유무 등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므로 전문가의 진료와 상담을 먼저 받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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