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 男 90㎝·女 85㎝ 이상 조심
- 가족력 있다면 19세부터 검사를
- 무채혈 연속혈당측정기 사용 ↑
- 최신 약물치료제 혈당조절 도와
- 동맥경화 예방 위해 투약 권고
당뇨병은 국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30세 성인 6명 중 1명, 60세 이상은 3명 중 1명이 당뇨병을 가졌다(2020년 기준). 특히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따라서 당뇨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관리가 중요하다. 대한당뇨병학회는 2년마다 ‘당뇨병 진료지침’을 개정해 왔는데, 올해 5월 새 지침을 발표했다. ‘세계 당뇨병의 날’(11월 14일)을 앞두고 부산의료원 내분비내과 나민아(사진) 과장의 도움말로 당뇨병의 치료와 관리에 대한 새로운 추세를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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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료원 만성질환센터에서 간호사가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연속혈당측정기’ 사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
개정 지침의 주요내용을 보면, 40세 이하 성인에게서 당뇨 유병률이 증가함에 따라 선별검사 대상이 ‘35세 이상 성인과 위험인자가 있는 19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연령이 낮아졌다. 가족력도 위험인자이므로 자신이 당뇨병이라면 19세 이상 자녀도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2형 당뇨병의 위험인자에 복부비만이 포함됨에 따라 19세 이상의 허리둘레가 남자 90cm 이상, 여자 85cm 이상이면 검사를 받도록 한다.
동맥경화 예방을 위한 지질(콜레스테롤) 관리도 더 엄격해졌다. 그렇다 보니 콜레스테롤이 정상 수치라도 약 복용 권고가 늘어나게 됐다. 이번 개정은 아니지만 2형 당뇨병의 약물치료는 심혈관질환, 심부전, 만성 콩팥병 같은 동반 질환이 있으면 그에 좋은 약제를 우선 투약하도록 바뀌었다. 다음은 연속혈당측정기에 대한 내용이다. 최근 연속혈당측정기의 정확도 향상으로 그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병과 인슐린을 하루 4차례 투약하는 2형 당뇨병 환자에 대해 혈당을 조절하고 저혈당 위험을 낮추기 위해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을 권하는 것이다. 이 기기는 채혈 없이 혈당을 측정한다. 즉, 가느다란 센서를 복부나 상완의 피하지방층에 넣고 5분마다 혈당을 측정해 실시간 수치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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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민아 과장 |
나민아 과장은 “연속혈당측정기는 기존 측정기와 달리 혈관이 아닌 세포 사이로 스며든 포도당을 측정한다. 그래서 실제 혈당값과 5~15분 시간차가 생긴다. 연속혈당기에 보이는 혈당은 5~15분 전의 것이다. 이는 단점이라기보다 기기의 특성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1형 당뇨병에는 인슐린 펌프와 함께 보험이 인정되면서 그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기기에 따라 정확도를 평가하는 값이 조금씩 다르므로 이를 잘 살피는 것이 좋다.
최신 약물치료제에는 SGLT-2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있다. 전자는 경구약으로 콩팥에서 소변으로 당을 배설시켜 혈당을 낮추는 약제로, 체중 감소와 심혈관질환, 심부전, 만성 콩팥병 등에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후자는 주사제로 췌장에서 혈당을 올리는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고,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킨다. 또한 위장 운동을 제한해 음식 배출을 느리게 하고, 뇌 작용으로 식욕을 억제시켜 혈당 조절 및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다.
하지만, 모든 약제에는 양날의 검처럼 부작용이 있다. SGLT-2 억제제는 빈뇨를 호소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배뇨량이 많다 보니 탈수로 인한 구갈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보다 두세 컵 물을 더 마시도록 한다. 여성에게는 회음부 가려움증이 있을 수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의 경우는 위장관 불편감이 흔하지만, 적은 옹량부터 시작해 점차 늘리면 2~4주 후에는 거의 사라진다. 이러한 증상이 약 복용 이후 발생한다면, 주치의와 상의해 약물 지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부산의료원 나민아 과장은 “당뇨병은 다른 질환보다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전문가를 통한 교육이 꼭 필요하다. 특히 당뇨병은 천천히 진행돼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때까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당뇨병은 잘 관리하면 합병증의 진행을 막아 노년에도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