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장 무기한 연임→ 1회 제한
- 이사회 25명 이내로 대폭 늘려
- 주요기구 최소 女30%·청년10%
- 각계 우려 반영 개선책 마련 호평
부산국제영화제(BIFF) 혁신위원회가 6일 발표한 ‘BIFF 개선안’은 권력의 지나친 집중을 막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점에서 올해 상반기 ‘BIFF 사태’ 당시 각계가 BIFF에 제기한 다양한 조직 문제 개선을 위한 진일보한 접근을 보여준다. 다만 새로 구성하는 임원추천위원회의 권한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점에 관한 세심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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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부산국제영화제 혁신위원회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민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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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공채’ 택한 BIFF
이날 오후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혁신을 위한 시민 간담회’는 혁신위원인 김이석 동의대 교수의 사회와 주유신 영산대 교수의 발표로 진행됐다. 혁신위원들인 미인픽쳐스 안영진 대표, 부산YWCA 김정환 사무총장, BIFF 김종민 이사, 부산시 김기환 문화체육국장도 참석했다.
혁신위가 발표한 정관 제·개정안에서 가장 도드라진 점은 BIFF가 사상 처음으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와 실질적인 공모제를 통한 이사장·집행위원장 선출 방침이다. 이사장은 임추위에서 선정하고 총회에서 선출한다. 집행위원장과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위원장 등은 공모제를 거쳐, 임추위가 추천한다. 이사장·집행위원장 등의 임기는 모두 4년으로 모두 통일하고, 연임은 1회로 제한했다. 이사장 권한을 축소하고, 법인 대표로서 상징성을 강조한 셈이다. 다만, 명예직에 가까운 이사장을 공모로 뽑는 데는 한계가 있어 임추위가 추천해 선출한다. 연임은 이사장의 경우 이사회가, 집행위원장은 이사장이 각각 추천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혁신위는 “임추위 구성을 시작으로 이르면 내년 2월께 이사장 선출이 완료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현행 18명인 BIFF 이사회는 25명 이내로 늘어난다. 마켓위원장과 사무국 대표 1인도 이사진에 포함된다. 주로 단체장들이 포함됐던 당연직 이사는 기존 5인에서 3인으로 축소한다. 이사회·집행위 등 기구는 여성 30%, 청년 10% 이상의 비율을 지킨다는 방침이다. 총회 소집 요건도 기존 ‘구성원 절반의 동의’에서 ‘1/3의 요구’만 있어도 소집할 수 있게 했다. 또 영화제 개최 이후에는 평가 보고회를 열고, 이를 홈페이지에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권한 커진 ‘임추위’ 견제는 과제
개선안은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한 장치를 마련하고 기구 간 견제 장치도 꼼꼼히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혁신위는 이번 개선안이 총회에서 승인되면 임추위 추천 등을 끝으로 이달 말 활동을 종료한다.
다만 임추위의 중요성이 커지다 보니 세부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임추위는 혁신위원 7인이 각각 추천한 인원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혁신위는 “임추위가 인선에 관여하다 보니 상당히 예민하고 중요한 문제다. 세부적인 운영 방안은 좀 더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사장 권한 축소가 집행위원장과 임추위 권한 확대와 맞물리는 데 대한 우려도 잔존한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올해처럼 수장 공백 사태가 일어날 경우 등을 예상해 이사장 권한대행 등에 대한 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내년 초 명예직 수준의 이사장 선출 과정이 순항할지도 미지수다. 임추위가 예정대로 구성되지 않거나, 선출 과정에 변수가 생기면 수장 공백은 더욱 늘어난다. 내년 수장 공백을 줄이기 위해 BIFF의 연말연시는 더욱 바빠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