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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령의 한방 이야기] 심신이 아픈 조현병, 공진단 효과적

  • 강병령 광도한의원 대표원장·한의학박사
  •  |   입력 : 2023-12-11 19:40:46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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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행동, 정서적 둔마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다. 기존 정신분열병의 새 명칭이다. 정신분열병이란 병명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해 조현병으로 부르게 됐다. 조현병은 마치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처럼, 환자의 모습이 현악기가 조율되지 못해 혼란스러운 모습이라서 현악기를 조율하는 의미의 조현이란 명칭이 붙었다. 가정과 사회에 막대한 부담을 주는 조현병은 뉴스에서나 보는 드문 질환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약 50만 명이 조현병 환자이거나 향후 환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현병의 분류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크게 양성·음성 증상, 인지·잔류 증상으로 나뉜다. 양성은 겉으로 드러나는 비정상적이고 괴이한 증상으로 감각 이상(환청 환시 등), 기괴한 망상 같은 생각의 이상, 사고과정의 장애 등이다. 음성은 정상적 감정반응이나 행동이 감소해 둔한 상태가 되고, 사고내용이 빈곤해지며 의욕 감퇴, 사회적 위축 등을 보인다. 인지 증상은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렵고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능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급성기에서 벗어나면 잔류기에 접어드는데 이때의 증상을 잔류 증상이라 한다.

한의학에서는 오래 전부터 전광(癲狂)으로 조현병을 다뤄 왔다. 광(狂)은 양성에, 전(癲)은 음성 증상에 해당된다. 양성에 속하는 광증에 대해 ‘동의보감’은 ‘大抵狂爲痰火實盛’이라 표현하는데, 광증의 경우 우리 몸의 ‘화’와 관련이 많다고 돼 있다. 이는 장부 중에서도 간·심장과의 연관성이 많음을 뜻하는 것으로, 양성 증상에는 간과 심장의 화를 내리는 치료법을 먼저 쓰게 된다. 음성에 속하는 전증에 관해서는 ‘癲爲心血不足’이라 하는데, 이는 자기 소망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오랜 근심으로 몸의 기혈이 약해서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기혈을 ‘보’하는 것과 겸해 화를 내리는 방법을 쓴다고 하였다. 한의학은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몸과 마음의 병을 따로 보지 않고 일체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에 병의 원인을 양증과 음증으로 분류하고, 특히 그와 관련이 많은 심(心)과 간(肝)에서 발생하는 화(火), 심흉(心胸)에 울결된 담(痰), 심혈 부족, 비위허한(脾胃虛寒), 정서 불안정 등을 치료해 조현병을 낫게 하는 것이다.

조현병은 장부와 마음의 병이 결합된 상태이므로 이를 치료하기 위해 심간(心肝)과 12경맥을 가장 잘 통하게 하는 약재인 사향을 주재료로 하는 공진단이 주로 사용된다. 아울러 심화를 내려주는 황련사심탕, 담을 제거하는 온담탕 등의 약재를 증상과 체질에 맞게 처방할 수 있다. 그리고 심리·사회적 치료와 가족의 적극적인 도움도 필요하다.

조현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과 치료이다. 모든 병이 마찬가지이지만 조현병은 특히 조기 치료가 너무나도 중요하다. 조기에 병식을 가지고 치료에 임하면 그야말로 관리가 가능한 상태가 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치료 예후는 점점 나빠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정상적으로 없던 증상이 잠깐이라도 나타난다면 일단 의심을 해봐야 하며, 주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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