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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은의 한방 이야기] 기침 잡아주는 은행 꼭 익혀 먹어야

  • 박상은 동의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  |   입력 : 2023-12-18 18:35:14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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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록 콜록, 기침 때문에 주위 사람들의 눈치가 보여서 너무 힘들어요.” 기침은 기관지와 폐를 보호하기 위해 이물질이나 분비물을 배출하는 우리 몸의 정상적인 방어작용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기침을 하면 주위의 눈치를 보게 된다.

기침은 지속기간에 따라 급성, 아급성, 만성으로 나뉜다. 3주 이내는 급성 감염 즉 감기가 대부분이다. 3주 넘게 이어지는 아급성은 바이러스 감염 이후 기도 손상과 기침 반사가 민감해지는 ‘감염 후 기침’이 가장 흔하다. 8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의 유병률은 세계적으로 9.6%, 국내에서는 5%이며 위·식도 역류질환, 상기도 기침증후군, 만성기관지염, 기관지확장증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일어난다.

국내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의 경우 약 84%는 기침·가래가 후유증으로 남는다고 한다. 한의학에서 해(咳)는 가래가 없고 기침 소리만 있는 것, 수(嗽)는 기침이 없고 가래가 있는 것이다. 해수(咳嗽)는 기침을 하면서 가래가 있는 것을 뜻한다. ‘동의보감’에서는 기침의 원인을 풍수(風嗽) 한수(寒嗽) 열수(熱嗽) 담수(痰嗽) 노수(勞嗽) 식적수(食積嗽) 등의 16가지로 보며 증상에 따라 구수(久嗽) 야수(夜嗽) 천행수(天行嗽) 등으로 구분한다. 그에 맞춰 치료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한의학의 기침 치료는 호흡기로 침범한 바이러스 등 사기(邪氣)에 의한 기침에 대해 연교패독산, 소청룡탕 등을 처방하는 것이다. 면역력과 오장육부의 기능 저하 등 정기(正氣)의 손상으로 인한 만성 기침에는 보폐탕, 가래가 많은 기침에는 이진탕, 마른 기침에는 맥문동탕, 야간에 심한 기침에는 육미지황탕 등을 처방한다. 호흡기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자하거 약침, 진세노사이드 약침 등을 폐, 기관지 등 호흡기 관련 혈자리에 놓는다. 또한 호흡기 기능을 돕고 진해거담 작용을 하는 한약재 추출물 ‘네블라이저’로 흡입하게 하는 등 다양한 치료법을 사용한다.

진료실에서 일하다 보면, ‘은행이 기침에 좋다고 하는데 먹어도 되느냐’고 묻는 환자분들이 많다. ‘본초강목’에서 은행은 숨을 헐떡이고 가래가 끓는 증상을 치료하는 약재로 소개돼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폐의 탁한 기운을 맑게 하고 천식과 기침을 멎게 한다고 해서 만성 기침과 천식에 사용되는 약재이다. 하지만 익히지 않은 은행은 징코톡신과 아미그달린이라는 독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환자에 따라 용량을 조절하거나 독성을 중화할 수 있는 다른 한약재를 배합 사용해야 한다. 기침의 만성화를 막기 위해서는 실내 적정한 온도·습도 유지와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또 외출할 때 갑자기 찬바람을 쐬지 않도록 마스크나 머플러 등으로 입과 코를 보호하고 금연해야 한다.

‘동병이치 이병동치’(同病異治 異病同治)라는 말은 비슷한 증상이라도 질병의 원인과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다른 치료법을 택해야 한다는 한의학의 치료원칙이다. 기침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고, 한의학적 치료법과 처방 또한 아주 많다.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 제때 진단·치료를 받아 기침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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