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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좋거나, 나쁘거나, 이상하거나…방사선도 각양각색

  • 류성열 온종합병원 방사선종양학과·암병원장
  •  |   입력 : 2023-12-25 19:17:02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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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이면 방사선이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있다구요?’ ‘방사선은 모두 나쁜 것 아닌가요?’ 대다수 사람이 이렇게 반응하지 싶다. 그렇다면 좋은 방사선부터 이야기해 보자. 좋은 방사선은 우리에게 이롭게 이용된다는 뜻이다. 방사선이 인체에 영향을 주는 것은 투과력 때문이다. 빛의 일종인 방사선은 인체에 비춰질 때 몸을 통과하는 특성이 있다. 햇빛은 그렇지 못해 아무런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

방사선이 인체를 통과할 때 몸속 구조에 부딪히며 일부 흡수가 된다. 뚫고 들어간 방사선이 뼈같이 단단한 곳은 거의 통과를 못하고, 폐나 위장 등은 쉽게 통과한다. 이것을 흡수율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몸속 구조의 단단한 정도에 따라 정해진다. 몸속 장기마다 흡수율이 다르고 엑스(X)선이 통과하는 정도가 달라서 그 차이 대로 몸속 구조의 사진 영상이 만들어진다. 이것이 엑스선과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이다.

방사선의 세기가 매우 강하면 몸에 흡수되는 방사선은 암세포를 죽이는 힘으로 작용한다. 힘센 방사선은 세포의 생명 유지에 중요한 DNA를 파괴해 세포가 조기 사망하게 된다. 물론 정상 세포나 암세포를 가리지 않는다.

그런데 암 치료에는 암세포와 함께 방사선을 쪼인 정상 세포는 살려내고 암세포만 골라내 죽이는 대단한 기술이 있다. 그렇게 해야만 암이 치료되고 환자는 건강을 되찾게 된다. 반대로 힘이 약한 촬영용 방사선은 몸을 통과할 때 흡수되는 방사선이 세포에 손상을 주지 않을 정도로 미약하다. 그러니 엑스선이나 CT 촬영을 많이 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는 것이다.

나쁜 방사선은 모두가 알듯이 핵폭탄과 원자로의 방사선이다. 이 둘은 거의 함께 탄생했는데, 오펜하이머 시절 전쟁에 이기기 위한 원자폭탄을 만들었다. 영화에 나오는 대사처럼 원자폭탄은 적과 아군, 민간인을 가리지 않는 가공할 살상무기이다. 원자로 또한 사고가 나면 무섭다. 그때 탄생한 원자력은 인류가 만든 가장 강한 에너지이다. 마치 화로 같은 원자로를 만들어 그 속에서만 열을 내고 전기를 생산하는 원자력발전을 한다. 그 외에도 과학기술 발달에 큰 기여를 함으로써 인류에 공헌하는 좋은 방사선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방사선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방사성 물질이 오염된다든지, 방사성 동위원소를 위험한 줄 모르고 집에 가져간다든지, 심지어 탈취해 남을 협박하는 범죄에 사용하는 등 아주 이상한 방사선이 있다. 왜 이상하냐고 하면 훔친 방사선과 나쁜데 쓰려고 가져가는 동위원소는 사용 전에 자기가 먼저 방사선에 피폭되는 것이다. 협박이 아니라 자해가 먼저 이뤄지는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 역시 방사선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가리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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