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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민의 한방 이야기] 한 줄의 실로 안면 신경마비 치료

  • 윤현민 동의대한방병원 원장
  •  |   입력 : 2023-12-25 19:21:50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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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환자 한 분이 있다. 몇 년 전 아주 무더운 어느 여름날 펑펑 울면서 진료실을 찾아왔던 30대 여성이었다. 두 달 뒤 결혼식이 잡혀 있는데, 갑자기 안면신경 마비가 발생해 입이 심하게 돌아가 있고 한쪽 눈도 완전히 감기지 않은 상태였다. 평생 한 번인 결혼식에서 그런 모습으로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었다. 검사 결과, 다행히 큰 이상은 없었지만 결혼을 앞두고 심한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발병한 것으로 진단됐다. 그 여성은 많은 위약금 때문에 결혼식을 연기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필자는 두 달 내 최선을 다해 치료하기로 약속을 했지만, 병은 장담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라 솔직히 부담이 많았다.

필자는 우선 그의 마비된 얼굴에 기혈을 소통시키기 위한 침과 약침을 시행하고, 면역을 올리는 한약을 투여했다. 추가로 집중한 것은 매선요법(埋線療法)이었다. 이 요법은 마비된 신경 부위에 약실을 넣어 지속적인 자극을 줌으로써 치료하는 방법이다. 피부 단백질과 같은 것으로 구성된 실을 표피보다 깊은 진피층에 넣어 신경 회복과 피부 재생을 촉진하는 시술을 말한다. 혈류량과 신진대사 증가, 콜라젠 합성을 활발하게 만드는 것으로 한방성형, 한방미용, 다이어트 등에도 많이 활용하는 치료법이다.

매선은 시술 목적·부위에 따라 다양한 굵기와 길이를 선택한다. 넣는 위치도 질환에 따라 피하, 근육과 근막 사이, 근육층, 인대 등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인체에 무수히 퍼져있는 치료점을 상하좌우, 종횡으로 자극하므로 치료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매선은 시술 시간이 5~10분 정도로 오래 걸리지 않고 시술 후 바로 일상 생활도 가능하다.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매선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은 정품을 사용하며, 봉합사는 외과 수술용 ‘녹는 실’인 PLC, PDO 등을 이용한다. 주사침은 연조직에 사용하는 멸균침으로 1회용 의료기기이다. 시술 전에 환부를 소독하고, 안전하게 시술하므로 인체에 무해하고 부작용도 거의 없는 편이다.

다만 침으로 약실을 넣기 때문에 출혈이나 시술 이후 2~3일간 가벼운 멍, 붓기, 통증 등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길어도 1주일 이내 대부분 없어진다. 따라서 매선요법 당일에는 사우나 마사지 목욕 음주를 금하며 3~4일간 시술 부위에 무리한 자극을 피하는 것이 좋다. 혹시 시술 후 비정상적인 통증, 감염, 과민반응, 출혈 등이 있거나 시술한 실이 삐져 나오면 담당 한의사에게 즉시 문의해야 한다. 두 달 후 그 여성 환자분은 비록 완벽한 얼굴은 아니지만 결혼식을 잘 치렀다고 전해왔다.

▶윤현민 교수는 이달 1일자로 제10대 동의대한방병원장에 취임했다. 동의대 한의과대학을 졸업한 신임 윤 병원장은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박사 과정을 모두 수료하고, 현재 동의대한방병원 안면신경마비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는 대한침구학회 부회장을 비롯해 부산시한의사협회 학술이사, 대한침구학회 운영이사, 대한약침학회지 편집위원장, 한의사 국가고시 출제위원, 한의사 전문의 국가고시 출제위원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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