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端午)는 음력 5월 5일로 일 년 중 양기가 왕성한 날로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다.
우리 조상은 이날 창포를 삶아 창포탕(菖蒲湯, 또는 창포물)을 만들어 그 물로 머리를 감았다. 창포가 탈모 예방 효과가 있고 머릿결을 좋게 할 뿐만 아니라 향균작용이 있어서다. 머릿속에 이와 같은 해충 제거에도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 아울러 창포의 향기는 사람의 마음을 진정시켜 편안한 휴식과 수면을 가져다주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단오날 창포물에 머리를 감았던 것은 여름철이 다른 계절에 비해 모발 손상을 심하게 일으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여름철은 다른 계절에 비해 모발 손상이 심하게 일어난다. 자외선이 강해지면서 케라틴 단백질과 멜라닌 색소가 손상되고, 대기 중 온습도가 높아져 모발을 보호하는 외층인 큐티클이 팽창하여 손상되기 때문이다.
모발이 손상되면 거칠어지고 잘 끊어지며 쉽게 엉킨다. 모발 내부로 먼지나 균 등이 침투해 약해진다. 모발이 외부 자극에 취약한 상태가 되어 탈모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모발 관리의 기본은 두피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다. 두피가 건강해야 모발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은 창포물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이 모발을 깨끗하게 하고 두피의 혈액 순환을 촉진해 두피를 건강하게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여름철에는 정성스럽게 두피 마사지를 해야 한다. 건강한 모발을 갖기 위해선 두피와 모발 세포를 건강하게 해주는 비타민, 미네랄과 폴리페놀 화합물이 풍부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어야 한다. 창포물의 폴리페놀 화합물과 비타민, 미네랄이 두피와 모발 세포의 활성 산소를 제거해 두피 노화를 방지하고 모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을 도와 준다.
끝으로 여름철에는 모발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창포의 정유 성분은 자외선으로부터 모발 보호 기능 외에 항균 및 항염 작용을 겸한다. 요즘 단오가 되어도 창포물을 만들어 머리를 감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샴푸나 트리트먼트 등 다양한 모발 화장품이 생기기 전 우리 조상의 여름철 모발 관리 지혜에서 건강한 두피와 모발 관리법을 배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