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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치매 닮은꼴 증상 ‘정상압 수두증’ 수술로 완치 가능한 질환

정상압 수두증- 두개골에 물이 차는 병

  • 부산성모병원 신경외과 이행우 과장
  •  |   입력 : 2025-02-03 19:21:16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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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척수액 생성·흡수 불균형 원인
- 보행·인지·배뇨장애 등 3대 증상
- CT·MRI 검사로 진단하고 처방
- 나이나 질환 고려한 뒤 치료해야

정상압 수두증은 말 그대로 머리에 물이 차는 병이다. 두개골은 뇌, 혈액, 뇌척수액 등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에 의하면 전체 두개강 내 용적, 그러니까 두개골 내부의 부피가 대략 1500㏄가량 되는데, 그중 뇌는 88%를 차지하고 나머지 12%는 뇌척수액과 뇌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액이 채우고 있다. 혈액은 주로 뇌혈관에 있지만, 뇌척수액은 뇌의 내부와 외부에 모두 있으면서 뇌의 신진대사에 관여하고 뇌 구조물을 지지하며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이 뇌척수액은 뇌의 물주머니, 즉 뇌실에서 생성된 후 뇌 속의 경로를 따라 흐르고 두개골 내부에서 빠져 나와 척수강을 거친 뒤 다시 두개강 내부로 들어가 지주막과립이라는 구조물을 통해 흡수되는 경로를 취한다. 여기서 뇌척수액의 생성과 흡수의 불균형에 의해 뇌척수액이 축적되어 뇌실이 확장되고, 두개강 내압 상승을 초래하는 병적 상태를 수두증이라고 한다.
부산성모병원 신경외과 이행우 과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부산성모병원 제공
정상압 수두증에는 3대 증상이 있다. 보행장애, 인지장애, 배뇨장애 등이 그것이다. 먼저 보행장애는 대개 첫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균형을 잡기 어렵고 걷거나 서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걸을 때 몸을 앞으로 숙인 자세로 보폭은 좁고, 양발 간격이 넓어서 다리를 들어 올리기 어려운 모습을 보인다. 인지장애는 기억력 저하나 상실, 주의력과 집중력의 감소, 무관심, 무기력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배뇨장애는 요실금인데, 초기에는 급박뇨나 빈뇨와 같은 증상을 보이다가 진행되면서 요실금이 나타나게 된다. 세 가지 증상은 각각 따로 나타나기도 하므로 처음에는 다른 질병의 증상으로 판단하고 정상압 수두증을 염두에 두지 못할 수도 있다. 특징적인 세 증상, 즉 보행장애, 인지장애, 배뇨장애를 보인다면 이 병을 의심하고 접근해야 한다.

정상압 수두증을 진단하려면 무엇보다도 임상소견이 가장 중요하다. 특징적인 보행장애, 인지장애, 요실금 등이 나타나면 전형적인 정상압 수두증으로 진단할 수 있겠지만, 감별진단과 수술적 치료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영상검사 등의 보조진단법이 필요하다.

정상압 수두증의 임상 양상은 치매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 치매로 진단받게 되면 일단 약물치료를 시작하는데, 치매처럼 보이지만 제때 제대로 진단을 받게 된다면 약물치료 없이도 수술로 증상이 호전되는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정상압 수두증이다. 그런데 정상압 수두증으로 진단받았거나 또는 정상압 수두증으로 추정되는 상태라 해도 수술만 받는다고 모두 좋아지는 것이 아니므로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를 가려내기 위해 CT, MRI도 찍고 다른 보조적인 검사도 받게 한다.

선행 원인질환이 있는 이차성 정상압 수두증 환자는 대부분 수술 후 호전되는 예가 많다. 하지만 선행질환이 없는, 특발성 정상압 수두증 환자는 단기 예후에서 70∼80% 호전을 보이지만, 3∼5년 이상 장기 예후에서는 20∼40%만 호전을 보인다. 이런 환자는 대부분 나이가 많고, 이 때문에 동반하는 질환이 많을 수 있으므로 연령이나 심혈관 질환, 퇴행성 관절염, 척추질환 등 본인의 질병 여부를 따져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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