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스피스 이용 90%가 통증 경험
- 0~10점 강도 수치화해 맞춤관리
- 신경차단술 등으로 삶의 질 향상
암 환자에 통증은 매우 두려운 증상이며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2021년 국가 호스피스 완화의료 연례보고서에 의하면 호스피스 신규 이용환자의 89.9%가 통증을 겪으며, 이 중 37.9%는 중등도 이상의 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말기 암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고통을 겪는다는 얘기다. 이러한 통증은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 1986년 국제보건기구에서 암 환자 통증 조절 지침을 발표한 이후 우리나라도 2004년부터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암성통증관리지침 권고안을 발표하고 이를 꾸준히 개정하면서 암환자의 통증 조절을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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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성모병원 완화의학과 노의진 과장이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부산성모병원 제공 |
암성 통증은 원인과 기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통증의 원인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암 자체로 말미암은 통증이다. 이는 종양이 신경이나 조직을 압박하거나 침범할 때 발생한다. 둘째, 암 치료와 관련된 통증이다.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통증, 방사선 치료에 의한 피부 자극, 그리고 항암 치료의 부작용 등이 이에 해당한다. 셋째, 암과 관련이 없는 통증도 있다. 이는 환자가 다른 질병이나 상태로 경험한다.
기전적으로는 두 가지로 구분한다. 첫째, 침해수용성 통증은 조직 손상 때 발생하는 것으로, 체성통증(명확한 경계가 있는 통증)과 내장성 통증(경계가 불명확한 통증)으로 나눌 수 있다. 체성통증은 특정 부위에서 느껴지는 통증으로, 팔이나 다리의 통증이 그러한 예다. 내장성 통증은 장기에서 발생하며,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위치가 모호할 수 있다. 둘째, 신경병성 통증은 신경 손상이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하며, 타는 듯한 느낌이나 저림, 찌르는 듯한 느낌 등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 통증의 시간적 발생 양상에 따라 지속 통증과 돌발 통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속 통증은 평소 지속되는 통증이며, 환자의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게 한다. 돌발 통증은 간헐적으로 발생해 예기치 않게 환자에 큰 고통을 줄 수 있다. 이러한 통증의 특성은 환자의 치료 계획 수립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통증은 특히 말기 암 환자에 중요한 생체 징후이며 적절한 평가를 해야 한다. 지난 24시간 동안의 통증 강도를 숫자통증등급(NRS, 0~10점)으로 수치화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환자에 맞춤별 진통제를 선택하고, 필요 시 비마약성 진통제와 마약성 진통제를 조합해 최적화된 통증 관리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만약 약물 치료로 통증 조절이 되지 않으면 중재적 통증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특정 통증은 신경 차단술과 같은 시술이 효과적일 수 있으며, 이로써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많은 환자는 ‘진통제를 자주 사용하면 중독된다’ ‘진통제를 사용하면 몸에 해롭다’ 등으로 오해한다. 그 결과 통증 완화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통증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 통증을 참기보다는 전문가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암 환자의 통증 관리는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