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예방접종이 한창이다. 올해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질병관리청의 권고에 따라 4가 백신 대신 3가 백신으로 전환해 접종한다. 3가 백신과 4가 백신의 예방효과와 안전성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으며, 국산 3가 백신 역시 충분한 효과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온병원 감염병센터 오무영 센터장은 “올해 독감 예방접종에서 3가 백신만 맞아도 되는 이유는 주로 B형 독감 바이러스 중 하나인 야마가타(Yamagata) 계열 바이러스가 최근 몇 년간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야마가타 계열 바이러스의 감염 사례는 지난 202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온병원의 무료 독감 예방접종 접수처 모습. 온병원 제공

3가 백신은 A형(2종:H1N1, H3N2)과 B형(빅토리아형) 바이러스에 대한 항원을 포함한다. 3가 백신과 4가 백신 예방률은 건강한 성인 기준 70∼90%로 비슷하다. 전반적인 중증·사망 예방 효과도 같다. 4가 백신처럼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 종류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더 좋은 것도 아니다. 국산 3가 백신으로 접종한 성인과 소아 면역반응률은 WHO 및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 기준에서 모두 합격선을 넘어섰다. 중화항체 생성률은 90% 이상이다. 이상반응은 국소 증상(접종 부위 통증, 근육통, 발열 등)이 주로 나타났으나, 중대한 부작용은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질병관리청은 설명한다. 더욱이 3가 백신으로 생산 과정이 간소화되고 비용도 절감돼 접종률 향상과 백신 공급 원활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독감백신은 접종 이후 보름여 지나야 항체가 생기므로,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은 독감 유행 이전에 접종하는 게 바람직하다. 6개월∼13세 영·유아나 어린이이 가운데 2회 접종 대상자는 지난 22일부터, 1회 접종 대상자와 임신부는 29일부터 접종을 시작했다. 노인의 경우 ▷75세 이상은 10월 15일 ▷70∼74세는 10월 20일 ▷65∼69세는 10월 22일부터 각각 접종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