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86㎞ 남극 단독횡단 탐험사 한 획
- 책 쓰는 작업 등 새롭게 도전하는 중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각자 선 무대에서 마주친 벽에서 고군분투하는 일이 도전이고 모험입니다. 제겐 자연 앞에서 노력하고 부딪혀서 넘어서는 모든 일이 그렇죠. 제가 받은 상은 그런 도전과 모험의 과정에서 자연으로부터 받은 에너지를 우리 사회에 환원하는 일을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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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협성문화재단 사회공헌상을 받은 산악인 김영미 대장. |
히말라야 고산 등반은 물론 남극 도보 횡단 등 수직과 수평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산악인 김영미(45) 대장이 올해 협성문화재단 사회공헌상을 받았다. 산악인이 이 상을 받은 건 2014년 히말라야 8000m 이상 14개 봉을 최단기간에 무산소 등정한 공로로 수상한 고 김창호 대장에 이어 두 번째다. 김 대장은 세계에서 네 번째이자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69일에 걸쳐 1786㎞를 걸어 남극 대륙을 단독으로 도보 횡단하며 세계 탐험사를 새로 썼다. 계획부터 실행까지 10년이 걸린 쾌거였다.
김 대장은 “히말라야 고산 등반 때처럼 극한 상황을 겪지는 않지만 매일 쫓기는 기분을 느꼈다. 그날 걸어야 할 거리를 다 못 걸으면 다음 날 그만큼 더 걸어야 하기에 매일 정해진 거리를 걸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며 “69일이 걸린 횡단 여정에서 64일 차에 단 하루만 운행하지 않고 휴식했다. 온전히 휴식을 취할 여유 없이 횡단하는 내내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힘들었다”고 남극에서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컨트롤할 수 없는 바람이라는 자연환경, 남극의 여름이라 해가 지지 않아 깨진 신체 리듬, 체력적 한계도 이겨내야 했다.
김 대장의 남극 횡단은 한 번에 이룬 성과는 아니다. 그는 세계 12위 봉인 가셔브룸2를 2003년부터 네 번 도전했지만 등정하지 못했다. 2013년의 네 번째 도전에서는 조난당한 대만 팀 대원을 구조하기 위해 등정을 포기했다. 김 대장은 “이때 사고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고 하산하면서 8000m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하지만 두려움에 지지 않고 계속 나아가자는 생각을 했다”며 “이때 히말라야 대신 남극이 떠올랐다. 7대륙 최고봉 등정을 위해 찾았던 남극대륙 최고봉 빈슨 매시프 원정 때의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자료 수집에 이어 첫 단계로 2017년 겨울 시베리아 바이칼호수 724㎞를 23일 만에 단독 종단하고 2023년에는 50일에 걸쳐 우리나라 최초로 단독 무지원으로 남극점 도달에 성공했다.
등반과 탐험에 이어 김 대장은 장거리 트레일러닝 대회의 코스 개발에도 참여했다. 그는 “자연의 좋은 에너지를 사회에 전달하는 방법이 트레일러닝이다. 또 나 자신이 산에서 받은 에너지를 사회에 환원하는 일이 트레일러닝 코스를 개발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랜 탐험에 이어 휴식기를 보내는 그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남극 프로젝트는 3단계로 진행해 횡단까지 마쳤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닙니다. 그 여정을 글로 쓰는 작업이 남았습니다. 그다음 계획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게 없습니다. 그래도 어떤 길이든 새로운 도전으로 나아가리라는 것은 말할 수 있습니다.”
강원도 출신인 김 대장은 강릉원주대학교 산악부에서 등반 활동을 시작했다. 김 대장은 남극 탐험에 앞서 에베레스트(8848m)를 비롯한 7대륙 최고봉 한국 최연소 완등, 세계 5위 봉인 로체(8516m) 등정, 네팔 히말라야 암푸 1봉(6840m) 세계 초등의 성과를 올렸다. 지난 9월에는 제24회 산악인의 날에 여성 산악인으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산악대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