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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청소 안 한 에어컨 ‘레지오넬라균’ 득실…여름철 폐렴 부른다

  • 성열중 부산의료원 과장(감염내과 전문의)
  •  |   입력 : 2026-08-03 19:00:59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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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료원 성열중 과장(감염내과 전문의)이 기침·발열 등 감염질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부산의료원 제공
- 냉각수 등 세균 증식·전파 위험
- 필터 세척·주기적 환기 필요성
- 폐렴구균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
- 기침·발열 지속, 결핵 가능성도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여름철이면 많은 사람이 감염질환의 위험도 함께 줄어들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여름철에도 기침과 발열, 오한, 근육통 등 다양한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냉방기 사용 증가와 실내 활동 증가, 급격한 온도 변화와 피로 누적 등은 신체 균형을 흔들 수 있다.

여름철에는 단순하게 감기몸살로 여기고 지나쳤다가 증상이 악화하는 예가 적지 않다. 감기는 대부분 1, 2주 이내 호전되지만, 기침이나 발열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한다면 몸이 보내는 신호를 한 번쯤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침이 지속하거나 열이 반복되고 호흡곤란, 체중 감소, 야간 발한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감기몸살 외에 다른 원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폐렴이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의해 폐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초기에는 감기와 증상이 유사하여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발열 지속, 가래 증가, 흉통,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고령층이나 만성질환자는 증상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폐렴구균은 지역사회 폐렴의 흔한 원인균 중 하나이며 패혈증이나 뇌수막염과 같은 중증 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다. 폐렴구균 예방을 위해서 백신 접종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소아 폐렴은 주로 3세 이하 영·유아에 흔하며, 기관지에 염증이 발생한 기관지 폐렴이 전형적이다. 소아는 면역계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으므로 폐렴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48시간 이내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의심되면 신속하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레지오넬라증은 에어컨 냉각수나 급수시설, 샤워기처럼 물이 고여 있는 곳에서 레지오넬라균이 증식하여 공기 중으로 퍼져나가며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레지오넬라증의 초기에는 발열과 기침 두통 근육통이 발생하고 감기나 냉방병과 증상을 구분하기가 어렵다. 만성질환이 있거나 고령이라면 폐렴으로 악화할 수 있어 냉방기 사용이 증가하는 여름철에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 균이 증식하지 않도록 환경을 관리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에어컨 필터를 세척하고 냉방 중에는 주기적인 환기를 통해 실내 공기를 순환시켜야 한다.

또 기침이 2주 이상 지속하거나 체중이 줄고 열이 반복된다면 결핵 가능성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이 결핵을 폐에만 생기는 병으로 알고 있으나, 실제로는 폐 이외 장기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를 폐 외 결핵이라고 하며 림프절, 흉막, 복부, 골 및 관절, 비뇨생식기 등 다양한 부위에 나타날 수 있다. 폐 외 결핵은 폐결핵과 다르게 기침 증상이 흔하지 않아서 발견이 늦어지기도 한다. 목 또는 겨드랑이 주변에 멍울이 오래 지속하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열, 지속해서 통증이 있다면 진료를 통해 정확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해외여행 후 발생하는 감염질환 상담 사례도 늘었다. 귀국 후 수일에서 수주 이내 발열, 두통, 기침, 발진, 설사, 식욕부진, 피로감 등이 지속한다면 단순한 여행 후유증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진료 시에는 방문 국가와 지역, 여행 기간, 현지 음식 섭취, 야외 활동, 모기 물림 등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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