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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저녁 후미등을 켜지 않고 주행하는 차가 많아 추돌사고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
- 국토부, 신차 자동점등 의무화
가을로 접어들며 해가 일찍 저물자 ‘스텔스 차량’이 부쩍 눈에 많이 띈다. ‘스텔스 차량’은 전조등과 후미등을 켜지 않고 어둠 속을 달리는 차량을 가리키는 말이다. 특히 초저녁 퇴근길과 고속도로에서 후미등을 켜지 않은 차량이 늘면서 다른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요즘 차량의 계기판이 환하게 켜져 있어 등화가 작동 중이라고 운전자가 착각하는 경우다. 일부 차량은 주간주행등(데이라이트)이 앞쪽만 밝히기 때문에 운전자는 불이 켜졌다고 생각하지만, 후미등은 꺼져 있다.
오토라이트를 믿고 스위치를 ‘자동’에 둔 채 달리다가, 날이 흐리거나 센서가 제때 반응하지 않아 점등이 늦어지는 일도 있다. 특히 어두운색 차량은 땅거미가 내려앉는 시간대에 알아보기 어렵다.
부산은 이 문제가 더 심각하다.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거가대교 같은 대형 교량, 만덕터널 구덕터널 황령산터널 등 긴 터널이 도심 곳곳을 잇는다. 터널을 드나들 때는 밝기 차이 때문에 순간적으로 시야가 흐려지고, 바다 위 교량에는 해무가 끼는 날도 있다. 이런 곳에서 라이트를 켜지 않은 차량은 뒤따르는 차에 거리와 속도를 가늠할 단서를 주지 않는다. 한 대의 추돌이 연쇄 추돌로 이어지기 쉽고, 터널이나 교량처럼 피할 공간이 없는 곳에서는 피해가 훨씬 커질 수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야간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주간보다 1.6배 높다. 또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등화를 켜지 않은 차량에 대한 뒤차 운전자의 인지 거리는 10m 안팎까지 떨어진다. 시속 100㎞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10m는 제동할 시간조차 없는 거리다.
도로교통법과 시행령은 밤에 차를 운전할 때 전조등 미등 등을 켜도록 규정하고 있다. 야간이나 악천후에 등화를 켜지 않으면 승용차 승합차는 범칙금 2만 원이 부과된다.
법을 떠나 등화는 운전자 자신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후미등은 내 존재를 다른 운전자에게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몇 가지 습관을 권한다. 해 질 무렵에는 오토라이트에만 의존하지 말고 직접 점등 여부를 확인한다. 계기판이 밝다고 안심하지 말고 후미등까지 켜졌는지 반드시 살핀다. 터널이나 교량에 들어서기 전에 미리 등을 켠다. 주차 후 다시 출발할 때도 점등 상태를 한 번 더 확인한다. 덧붙여 주행 도로에 등이 꺼진 차량이 보일 때는 신호 정차 때 안전하게 알려주는 것도 미덕이 아닐까?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5일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했다. 9월 1일부터 제작·수입되는 차량에 대해 전조등 후미등 자동 점등을 의무화하고, 전기차 감속 상황도 뒤차가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자동차 안전기준을 강화했다.
작은 습관 하나가 큰 사고를 막는다. 운전대를 잡으면 스위치부터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운전자 개개인의 주의와 함께 관계 당국의 계도와 홍보, 단속도 이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