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영상에세이 뷰-파인더> 서구 대신공원의 만추

뒷다리로 버티고 서 도토리 오물오물, 겨울 채비 여념없는 앙증맞은 다람쥐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산골짝에 다람쥐 아기 다람쥐/도토리 점심 가지고 소풍을 간다/다람쥐야 다람쥐야 재주나 한 번 넘으렴/팔닥 팔닥 팔닥 날도 참말 좋구나'.

대신공원 편의점 주변 숲 나무토막 위에서 다람쥐가 도토리를 먹고 있다.
가을이 되면 흔히 볼 수 있는 다람쥐의 도토리 줍기 행동은 한가롭게 소풍을 하는 모습이 아니다. 월동 준비를 위해 숲 속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열매 줍기에 한창 바쁜 것이다.

부산 서구 대신공원 산책길. 편백나무 군락지를 거닐면서 마음껏 경치를 즐기고 맑은 공기를 마시던 중 한 마리 동물을 발견했다. 바로 다람쥐였다. 처음에는 가던 길을 멈춰 신기하게 쳐다봤다. 그런데 나중에는 그냥 지나쳐 갈 수 없을 정도로 귀여워 눈을 뗄 수가 없다.

다람쥐는 약 15㎝의 주먹만한 크기에 몸은 연한 갈색이고, 머리에서부터 꼬리까지 줄무늬 갈색이었다. 책에서 보는 그대로 였다. 두 다리로 서서 앞다리를 번쩍 들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만화영화에서도 항상 부지런하고 꾀 많은 동물로 나온다. 이런 다람쥐가 우리 주변 산과 들에 살고 있다.

다람쥐가 따뜻한 숲속 나뭇가지 위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다.
10월은 겨울 채비를 해야 하는 다람쥐에게 한창 바쁜 계절이다. 이때 만나는 다람쥐는 양 볼이 불룩하다. 뺨 주머니에 주운 나무 열매를 잔뜩 물고 보금자리로 돌아가서 겨울 채비를 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만난 녀석 역시 유난히 볼이 불룩하다. 도토리나 밤을 넣어 옮기느라 볼 주머니가 불룩했다. 다람쥐는 나뭇잎 속에서 움직이더니 산책로로 나와 두 발을 들고 요리조리 두리번거리다 산책로를 건너 나무숲 사이 땅 속 구멍으로 들어갔다. 이제 모습이 보이지 않는데도 그 구멍을 계속 바라보았다. '혹시 또 나올까'. 5분쯤 지나자 '앵콜 공연'을 해주는 가수처럼 다람쥐가 다시 나왔다. 나온 다람쥐는 쏜살같이 나무를 빙글빙글 타며 꼭대기로 올라갔다.

편백나무 군락지 사이로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다람쥐들에게 요즘은 겨울 동안 사용할 땅굴 파기 작업을 해야 한다. 야생의 생명들은 저마다 주어진 자연조건을 이용해 삶의 지혜를 가지고 있다. 다람쥐는 먹이 구하기가 쉬운 도토리나무 밑에 앞발로 야트막하게 땅굴을 판다. 도토리나무 쓰러진 아래 또는 돌 밑에 땅굴을 파고 그 속에 보금자리를 만든다. 다람쥐 굴은 좁고 긴 지하터널을 따라 1m쯤 아래로 내려가면 막다른 곳에 두 개의 각기 다른 방이 나온다. 그 중 하나는 침실을 겸한 저장 창고. 옆에 따로 마련된 방이 화장실이다. 이렇게 따로따로 굴을 파 놓고 한겨울엔 겨울잠을 즐긴다. 그러고 보면 다람쥐는 매우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겨울잠을 자기 때문에 미리 월동 준비를 해야 하는 다람쥐에게 가을은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만큼 빠르게 흘러간다. 먹성 좋은 다람쥐에게 양쪽 볼은 일종의 장바구니이다. 뺨 안쪽에 볼 주머니가 잘 발달돼 있는 덕분에 먹이를 담고 나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볼 주머니는 한 번에 도토리 6~8개는 무리없이 모아둘 수 있을 만큼 큼직한 장바구니인 셈이다.

대신공원 편백나무 숲 속에서 사람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걷고 있다.
다람쥐는 수시로 두 다리로 서서 앞다리를 이용해 도토리나 밤 등 열매를 번쩍 들고 앞발로 돌리면서 볼 속의 주머니에 집어넣어 집으로 부지런히 나른다. 이 가을은 다람쥐에게도 풍요롭다.

가을이 끝나면 곧 추운 겨울이 불어 닥친다. 녀석은 날이 추워지면 열매를 하나씩 꺼내 먹지만, 날이 몹시 추워지면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체온을 낮추고 땅 속에서 잠을 잔다.

그러나 다람쥐는 겨울 동안에도 수시로 주린 배를 채우기 때문에 진정한 겨울잠을 잔다고는 할 수 없다. 가수면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다람쥐의 겨울 채비는 지혜가 가득 넘쳐 무척이나 신기했다. 취재 협조 조류사진가 이길용 박용수

먹성 좋은 다람쥐가 나무 위에서 무언가 먹고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3. 3[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5. 5[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6. 6"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7. 7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8. 8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9. 9트럼프 “韓 알래스카 안 해도 괜찮다…더 청구하면 돼”
  10. 10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3. 3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4. 4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5. 5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2. 2"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3. 3“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4. 4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5. 5"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6. 6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7. 7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8. 8국민·하나·부산은행도 당했다…금융권 해킹 피해 확산(종합2보)
  9. 9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10. 10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3. 3[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4. 4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5. 5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6. 6“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7. 7“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8. 8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9. 9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0. 10‘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1. 1[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2. 2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3. 3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4. 4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5. 5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6. 6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7. 7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8. 8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9. 9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10. 10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우리은행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