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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아쉬운 국회의사당 장애인 편의시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0-10-31 19:34:37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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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의사당을 방문했다.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조창용 회장을 비롯해 여러 중증 장애인과 함께 국회의 장애인 편의시설 현황을 조사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서였다.

장애인 대표로 국회의사당의 편의시설을 점검한다는 데 대한 책임감이 느껴졌다. 국회의사당 정문에 들어서자 장애인의 한 사람으로 이만저만 불편한 게 아니었다. 보도는 지반 침하 때문인지 굴곡이 심해 휠체어가 다니기 어려웠다. 화장실 입구에는 시각 장애인을 위해 남녀 구분을 알리는 점자촉지판이 없었다. 또 전동휠체어나 스쿠터가 출입문이 좁아 움직이기 어려웠다.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계단은 사고 위험성이 높은 고정형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돼 있었다. 특히 횡단보도의 '턱'은 법정 기준인 2㎝ 이하가 아니어서 휠체어가 다니다 걸려 넘어질 위험이 있다. 의원회관 앞 휠체어 경사로에는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었지만 정작 계단에는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시각 장애인이 넘어져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또 경사로 입구 손잡이 부분에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점자촉지판이 없어 통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도서관, 화장실의 장애인 편의시설도 장애인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고 강당 또한 장애인들이 출입하기에 불편해 보였다.

우리 일행은 국회의사당 이곳저곳을 돌아본 후 개선 대책을 의논하기 위해 세미나 장소로 이동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이용흥 원장과 장애인편의팀 김인순 박사, 장애인 국회의원 정하균(미래희망연대) 의원 등이 참가했다. 정 의원은 그동안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 제정에 기여했고, 장애인 체육 발전과 척수 장애인의 권리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또 '희귀질환관리 및 희귀질환자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날 정 의원은 "휠체어로는 본회의장 발언대가 좁아 제대로 활동하기 힘들 정도"라며 "국회의 편의시설 설치 대책과 예산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사당은 국회의원들이 입법 활동을 비롯한 제반 의회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회의를 여는 장소다.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들이 모델로 삼는 상징적인 곳이다. 그런 만큼 국회의사당은 장애인들이 활동하기에 어려움이 없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 지난 4월 우리나라를 방문한 박동우 백악관 국가장애위 정책위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장애정책 수석보좌관을 두고 자신을 정책위원에 임명한 것은 장애인을 챙기는 미국 정부의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당시 박 정책위원은 주한미국 대사관을 방문해 장애인 시설이 불편함이 없는지 점검했다.

장애정책 수석보좌관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장애인 편의시설이나마 제대로 갖추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국회의사당이 '장애인 등의 편의시설 촉진법'이 만들어지기 전인 1975년 8월 15일 준공됐다는 말로 그 책임을 다할 순 없을 것이다. 국회가 앞장서 장애인 민원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재정비해야 전 사회적으로 장애인 복지를 위한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무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운동이 활성화될 수 있고 나아가 장애인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김명근·부산지체장애인단체협의회장·부산시 장애인편의시설설치시민촉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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