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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핑크호수의 비밀 '미생물의 생존본능'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6-05-26 18:59:40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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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힐리어 호수를 비롯해 아프리카 세네갈의 레트바 호수, 캐나다의 더스티 로즈 호수, 칠레의 레드 라군 등 세계 곳곳에서 핑크호수를 볼 수 있다.

   
최근 과학자들이 핑크호수의 비밀을 푸는 데 성공했다. '익스트림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의 과학자들은 그동안 핑크호수의 비밀을 풀기 위한 연구를 해왔다. 그 결과 연구팀은 호수에 '두날리엘라 살리나'가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두날리엘라 살리나로 불리는 식물 플랑크톤은 녹조류의 일종이다. 녹조류는 진핵생물 중 동물과 식물, 균류가 아니면서 색소를 갖고 독립적으로 영양생활을 하는 미생물을 말한다.

흔히 녹조류라고 하면 녹색을 띤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종은 좀 특이하다. 자외선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몸속에 '베타카로틴'이라는 붉은 색소를 활성화시킨다.

생물체는 자외선을 받으면 몸 속에서 활성산소가 만들어진다. 활성산소는 몸속에서 산화작용을 일으켜 세포막과 DNA, 그 외에 모든 세포 구조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유해산소'라고도 불린다. 베타카로틴은 활성산소의 산화작용을 약하게 만들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주로 먹는 영양제에 카로틴 성분이 사용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핑크호수에는 식물 플랑크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 바로 매우 짠 극한의 상황에 적응한 포식자가 없기 때문이다.

두날리엘라 살리나가 사는 핑크호수들의 특징은 사해처럼 염도가 매우 높다. 그래서 사람이 들어가면 둥둥 떠 있을 수 있다.

실제로 두날리엘라 살리나도 비슷한 전략을 갖고 있다. 몸 안에서 기름과 같은 역할을 하는 글리세롤을 만든다. 세포 안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때문에 염도가 높은 물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동물 플랑크톤을 비롯한 포식자들은 두날리엘라 살리나와 달리 전략이 없다. 결국 염도가 높은 호수에 적응하지 못하고 개체 수는 줄어든다. 포식자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두날리엘라 살리나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국내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녹조라떼'라고 부르는 녹수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녹수현상은 초록빛을 띠는 '마이크로 시스티스'라는 남조류가 늘어나면서 발생한다. 하천이나 강에 인이나 질소와 같은 영양물질(營養物質)의 양이 늘어나면 이를 먹고 사는 남조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 광합성에 필요한 용존 산소가 줄어드는 속도는 빨라지고, 포식자들은 산소가 부족한 상황에 적응하지 못해 결국 개체 수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결국 식물 플랑크톤 수가 더 늘어나는 상황이 이어진다.

우리가 눈으로 보고 놀라게 되는 자연의 멋진 경관이나 특정 현상은 사실 미생물들이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생존본능의 결과였던 것이다.

이윤선· 과학칼럼니스트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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