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문객 20% 감소… 야외부스 불편
- 시, 올해 축전 1억3500만 원 투입
- 대전 12억·경북 4억 원과 큰 차이
- 시 과학관련 부서도 조직 축소돼
과학입국을 기치로 과학기술처가 1967년 4월 발족된 데 따라 정부는 4월을 ‘과학의 달’로 지정, 과학 장려 운동을 펼치지만 정작 부산시의 과학 육성 의지는 실종됐다는 비판을 받는다. 관련 예산이 삭감되고, 부산시 과학 부서도 크게 축소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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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국립부산과학관에서 열린 제18회 부산과학축전에 참가한 학생이 우주 드론 조종사 부스에서 항공기 조종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25일 부산시와 부산과학기술협의회의 집계를 보면 지난 13, 14일 국립부산과학관에서 열린 부산 최대 과학축제인 제18회 부산과학축전의 관람객은 5만5000여 명으로, 지난해 7만 여 명에 비해 1만5000여 명이나 줄었다. 관람객이 전년에 비해 20% 넘게 감소한 것이다.
주최 측은 접근성 문제를 들었다. 지난해는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려 시민이 쉽게 오갈 수 있었지만, 올해는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내 과학관에서 진행되다 보니 관광버스 대절, 동해선 오시리아역~과학관 구간 셔틀버스 운행 정도로는 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으기에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접근성을 개선해 좀 더 많은 시민과 학생 참여를 유도하는 데엔 벡스코 만한 장소가 없으나 비싼 대관료(이틀간 8000만 원) 탓에 올해는 ‘울며 겨자먹기’로 과학관을 선택했다. 대관료로 낭비하는 대신 좀 더 풍성한 콘텐츠를 학생에게 전달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당장 관람객이 크게 줄어든 것은 물론 야외부스 행사에서도 문제가 노출됐다. 14일은 전국적으로 강풍이 심해 부산지역 고교 과학동아리 등으로 꾸려진 야외부스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강한 바람 탓에 체감온도가 낮아 나이 어린 자녀를 데리고 다양한 과학행사를 체험하려는 학부모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대중교통 이용이 용이하고, 실내 공간이 확보된 장소가 최적이나 쥐꼬리만한 예산 탓에 쉽지 않은 실정이다. 부산시가 부산과학축전에 투입하는 시비는 1억3500만 원으로, 2015년 1억5000만 원까지 올랐다가 깎인 이래 회복되지 못했다. 2002년 출범 당시 지역 과학축전으로는 부산이 국내 최대 규모였지만 어느 새 다른 지역 행사에 추월당했다. 올해 과학축전에 들어간 지방비가 대구는 2억5000만 원, 경북 4억 원, 전북 3억 원이었으며 대전은 무려 12억 원에 달했다. 부산은 가까운 기초지자체 단위의 창원시(2억 원)보다도 뒤진다.
게다가 부산지역 유일의 과학기술 거버넌스(민관 협업체)인 부산과학기술협의회에 지원하는 시비는 올해 4억7000만 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1억 원이나 깎였다. 삭감율이 20%에 육박하는 것. 부산과학축전 등 굵직한 과학 행사를 주관하는 기관으로 당장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과기협 측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할 수 없고, 기존 사업도 축소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부산시 과학 관련 부서는 지난 1월 조직개편에서 대폭 축소돼 ‘지역과학 육성 의지가 실종됐다’는 뒷말을 낳는다. 지난해 말까지 ‘과학서비스금융과’로 과학 업무는 과 단위로 존재했으나 올해 개편된 시 조직에서 과학이라는 명칭은 아예 사라졌다.
성장전략본부 혁신성장정책과 내 ‘산업혁신R&D팀’ 한 곳이 과학 업무를 담당하지만, 이마저 산업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 연구개발에 치중해 순수 과학 육성은 외면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해까지는 연구개발지원팀 과학행정팀 등 2개 팀이 과학 업무를 담당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해는 시 사정상 전반적으로 과학 관련 예산이 삭감됐지만 내년엔 늘릴 계획”이라며 “과학축전 행사도 접근성 문제 등 좀 더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