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을 하다 보면 하루는 온 세상을 날다가, 또 어떤 날은 하염없이 땅으로 떨어져 몇 백m까지 들어가 버리기도 한다…’(작업노트 중) 백철호 작가는 면과 면, 색과 색의 대비를 표현한다. 캔버스 위에 여러 개의 수평구조가 집합해 있고, 그 사이사이에 색들이 배치된다. 색동문양과 닮은 단순한 구조가 변주되면서, 그 색면들이 자연스럽게 대비효과를 이루며 화면을 장식한다. 도자를 전공하고 무대미술 감독으로 일해 온 작가는 눈에 보이는 여러 현상·형체를 색감의 덩어리로 전환했다. 화면은 추상과 구상이, 촌각의 시간과 파편화된 기억, 해변 산 호반 등이 침투하고 간섭하는 공간으로 출렁거린다. 부산 금정구 디오티 미술관 제1전시실, 다음 달 7일까지 백철호 ‘SCENE(장면)’전. 임은정 기자